31일 일본 도쿄 전철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이유로 자국민에게 “어지간한 사정이 없는 한 해외에 나가지 말라”고 요청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한국과 중국, 미국 전역에 대해서도 입국 거부를 확대할 방침을 내비쳤다.
모테기 외무상은 31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심각해지고 있다. 국민 여러분에게 어지간한 사정이 없는 한 해외로 나가는 것은 그만둬 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미국, 캐나다, 한국, 중국, 프랑스, 독일, 대만 등 세계 49개 국가와 지역의 감염증 위험정보를 ‘레벨3’으로 상향 조정했다. 레벨3은 해당 지역 방문 중지 권고에 해당한다. 모테기 외무상은 “감염증 위험정보 레벨 상향 조정에 따라서 앞으로 법무성, 후생노동성을 포함한 관계 부처간 조정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를 거쳐 입국 거부 대상 지역 추가 등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0일 일본 언론들이 일본 정부가 한·중·미 전역과 영국 등 유럽 거의 전 지역에서 오는 외국인 입국을 거부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 때문에 아소 다로 부총리는 앞으로 코로나19 정부 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총리와 부총리가 모두 감염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다. 니시무라 아키히로 관방부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매우 밀접한 (가까이 앉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있어 부총리는 (정부 대책본부 회의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 내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도쿄 시내 한복판 쓰키지에 있는 국립암센터에서 의사와 간호사가 각각 1명씩 추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27일에는 간호사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국립암센터는 31일부터 외래 진료를 중지하고 입원 환자도 새로 받지 않기로 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도쿄도 관계자 말을 인용해 31일 도쿄에서 새로 78명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는 도쿄에서 확인된 1일 최대 감염자 숫자다. 도쿄의 확진자 숫자는 총 521명으로 늘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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