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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도쿄, 학교·쇼핑몰 휴업 요청…'긴급사태' 충격 커지는 일본

등록 2020-04-07 18:16수정 2020-04-08 02:41

경증 환자 일반 호텔 이송 작업 시작
“외출 제한 강제성 없다” 강조하지만
사회적 충격 및 시민 생활 영향 불가피
경제적 문제 때문에 선언 늦었다 지적도
7일 일본 도쿄 주오구에 있는 비즈니스호텔 ‘도요코인도쿄역신오하시마에’에서 자위대원들이 탄 군용차가 나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부터 의료 붕괴 우려를 이유로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일반 호텔로 옮기기 시작헀으며, 이 호텔이 환자를 받았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7일 일본 도쿄 주오구에 있는 비즈니스호텔 ‘도요코인도쿄역신오하시마에’에서 자위대원들이 탄 군용차가 나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부터 의료 붕괴 우려를 이유로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일반 호텔로 옮기기 시작헀으며, 이 호텔이 환자를 받았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공식적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한 긴급사태를 공식 선언했다. 긴급사태 선언은 지난 2012년 제정되고 지난달 개정된 ‘신종인플루엔자 등 대책 특별조처법’에 근거한 것으로, 법률 제·개정 뒤 실제로 긴급사태가 선언된 것은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열린 정부 대책본부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돼 국민 생활과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특별조처법에 근거해 긴급사태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대상은 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오사카부, 효고현, 후쿠오카현 등 광역지방자치단체 7곳으로 기간은 8일 0시부터 봄철 장기 연휴인 ‘골든위크’가 끝나는 다음달 6일까지라고 발표했다. 108조엔(약 1216조원) 규모 긴급경제대책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긴급사태 선포 대상 지역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은 특별조처법에 따라서 △불필요한 외출 자제 요청 △학교·영화관 등 시설 사용 제한을 요청 또는 지시 △의약품·식품 등 업자에게 정부에 해당 물자를 양도하도록 요청 △의료시설 사용을 위한 토지·시설 수용 등 조처를 취할 수 있다. 외출 자제 요청은 어겨도 제재가 없다. 다중이용시설 제한 지시는 어기면 업체명이 공표되지만, 법적인 처벌은 받지 않는다. 물자 양도와 토지 및 시설 수용은 법적 강제력이 있다. 아베 총리는 외출 자제 요청에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 하는 ‘도시 봉쇄’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며 국민들의 불안을 달래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총리가 긴급사태를 선언한 이상 사회적 충격과 경제적 악영향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6일 밤 기자회견을 열어, 긴급사태 선언 뒤 도쿄도는 쇼핑몰, 노래방 같은 오락시설과 술집 및 학교는 ‘원칙적 휴업’을 요청하고 병원과 약국, 슈퍼마켓, 전철 등 대중교통 수단은 휴업을 요청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본 내에서는 아베 정부가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긴급사태 선언을 너무 늦게 했다는 비판이 많다. <아사히신문>은 아소 다로 부총리가 지난 3일 긴급사태를 빨리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한 각료에게 “경제가 말도 안 되는 지경이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고 전했다. 아소 부총리와 함께 아베 정부 핵심 인사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긴급사태 선언에 신중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의료 붕괴’를 우려해, 7일부터 코로나19 경증 환자 일부를 일반 호텔로 옮기기 시작했다. 도쿄 주오구에 있는 ‘도요코인도쿄역신오하시마에’ 비즈니스 호텔에는 경증 환자 100여명이 수용된다. 이 호텔은 도쿄 도심 3구 중 한 곳인 주오구에서 가장 큰 공원인 하마초공원 바로 옆에 있다. 자위대원들이 이날 오전부터 지원 작업을 위해 호텔에 도착했다. 이 호텔은 정부 요청에 따라 환자를 수용하지만, 긴급사태 발효 뒤부터는 정부가 의료시설 마련을 위해 토지와 시설을 강제 수용할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사회 경제 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한으로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지만, 불안은 도쿄를 휘감고 있다. 이날 주오구의 한 술집에는 “현재 사회 상황을 고려할 때, 즐거운 장소를 제공하는 일이 곤란해 영업을 임시로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다른 술집들도 “영업을 자제한다” 같은 안내문을 내걸었고, 커피숍도 영업 시간 단축 안내문을 붙였다.

도쿄가 언제 예전처럼 돌아올 수 있을지는 속단할 수 없다. 아베 총리는 중의원에서 긴급사태가 연장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종료도 전문가 의견을 들어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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