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일본 도쿄의 대표적 유흥가인 신주쿠구 가부키초 입구에 있는 전광판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서 밀폐된 공간에 가지 말라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발언이 흘러나오고 있다. 도쿄/UPI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시민들에게 유흥업소 및 술집 출입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1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밤 번화가에서 이미 많은 감염자가 확인됐다”며 “긴급사태 선언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밤 번화가에서) 감염이 번지는 모습이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긴급사태가 선언된 도쿄도 등) 7개 지역에는 강하게 (외출)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며 “(긴급사태가 선언되지 않은) 다른 지역으로 사람들이 흘러드는 일이 생기는 사태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기본적 대처 방침’ 내용을 수정했는데, 앞부분에 “밤거리를 최대한 피하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긴급사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도 이날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이즈미 가몬 도쿠시마 현지사 등과 한 화상회의에서 “접객을 동반하는 음식점 이용 자제에 대해서는 도쿄도가 (휴업 요청을 한) 대상 범위를 내놓았으니 참고해달라”며 사실상 전국 지자체에 유흥업소 이용 자제를 요청했다.
일본에서는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확진자가 상당수다. 일본 정부는 ‘접촉 경로 미확인 확진자’들이 주로 유흥가에서 감염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감염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쿄도에서는 공무원들이 유흥업소가 밀집한 신주쿠구 가부키초에서 저녁 시간 “스테이 홈”(집에 머물라)이라고 쓴 팻말을 들고 다니며 외출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도쿄에서 영업이 중단된 유흥업소 직원들이 “보상이 없으면 지방에 갈 수밖에 없다”며 긴급사태가 선언되지 않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여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2일 저녁 8시 기준으로, 일본 내 확진자는 447명이 늘어난 8082명(크루즈선 집단감염 포함)을 기록했다. 일본은 지자체별로 늦은 밤까지 확진자 집계가 계속되기 때문에 일일 총 확진자 수는 다음날이 돼야 알 수 있다. 11일보다는 감소했으리라 예상되지만, 확진자가 처음으로 8000명을 넘어섰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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