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일본 도쿄 편의점 계산대 앞에 비닐 차단막이 처져 있다. 일본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과 ‘로손’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이유로 이런 차단막을 일부 점포에 설치했다. 도쿄/로이너 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일본에서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가능한 안면 인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 통신·전자기기 제조 회사인 엔이시(NEC)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마스크를 쓴 채로 얼굴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장치를 개발 중이라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13일 전했다. 눈이나 얼굴 일부 정보만으로도 특정인을 판별할 수 있도록 기존 얼굴 인식 시스템의 정밀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마스크를 벗으며 얼굴에 손을 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에서는 감염병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신기술 개발과 도입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벤처기업 ‘퓨처스탠더드’는 인공지능이 특정인의 체온뿐 아니라 체온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는 장치를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공장 같은 대규모 사업장에서 직원의 체온 상승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감염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이들을 찾을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개발한 ‘트레이스 투게더’(trace together)인데, 이 앱을 깐 스마트폰 사용자끼리 일정 거리 이상 가까워지면 기록이 남는다. 앱을 이용한 사람이 감염되면, 정부가 기록된 데이터를 토대로 감염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을 찾아낼 수 있는 구조다. 일본 정부는 일본판을 개발해 곧 실험해볼 예정이지만, 자발적인 앱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실효성은 미지수다.
한편, 도쿄 나카노구에 있는 병원에서는 12일 환자와 의사 87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병원에서는 지난 4일에도 입원 환자 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도쿄에서는 다이토구에서 가장 큰 병원인 에이주소고병원에서 환자 94명, 직원 6명이 집단 감염되고 환자 20명이 사망했다. 고베시에서도 적십자병원 의사 4명 감염이 13일 확인됐다. 병원 내 집단 감염과 이로 인한 의료 붕괴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는 셈이다.
행정 당국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도 벌어졌다. 아이치현은 12일 밤 기자회견을 열어, 양성이라고 발표했던 28명 중 24명이 사실은 음성이었다며 사죄했다. 아이치현은 검사 도중 양성자 검체가 비산해 다른 검체를 오염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숫자(크루즈선 집단 감염 포함)는 누적으로 8000명을 넘어섰으며, 13일 오후 1시 기준 8123명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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