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 도쿄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한 휴교 장기화를 계기로 ‘9월 학기제’ 전환 검토를 위한 차관급 범 정부 팀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전날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47곳 중 39곳에 대해서 긴급사태 해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9월 학기제 도입을 “유력한 선택지 중 하나”라며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9월 학기제 전환을 위해서는 문부과학성, 후생노동성 등 7개 관계 부처의 협의를 비롯해 학교교육법 등 33개 법률의 개정이 필요하다. 필요한 예산도 5조엔(57조3165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일본은 그동안 4월에 새 학기가 시작되는 ‘4월 학기제’를 채택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4월에 개학을 못하게 되면서, 이번 기회에 아예 유럽과 미국처럼 새 학기를 가을에서 시작하는 쪽으로 교육 체계를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과 유럽 등의 주요 국가들이 9월 학기제를 채택하고 있어, 일본 학생들의 유학 준비가 수월해진다는 것이 장점으로 조명됐다.
하지만 현재는 기존 학사 일정 재개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9월 학기제는 일본 교육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반대 또한 만만치 않다.
내년부터 9월 학기제를 도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만도 여럿이다. 우선, 유치원과 보육소(어린이집)가 기존 학사 일정에 따라서 졸업할 예정이었던 아이들을 계속해서 맡아야 한다. 일본은 지난해부터 유아교육 무상화 정책을 시작한 바 있어, 국가 부담 비용이 증가하고 법률 개정도 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학생이 증가하게 되는 만큼, 교직원과 교실도 추가 확보해야 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자리가 없어서 입소 대기 상태가 지속하는 ‘대기 아동’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또한 각종 입사와 자격 시험, 채용 시기 등 학기제와 연관된 사회의 전반적인 일정도 조율할 필요가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런 과제들이 해결 가능한지 신중히 검토한 뒤에 최종적으로 판단할 생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일본과 비슷하게 3월 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라 등교수업이 여러차례 연기되면서, 이참에 9월 학기제 논의를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을 통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교육 당국은 “이미 온라인 개학을 한 상황에서 9월 신학년제를 논의할 이유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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