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AP 연합뉴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세계보건기구(WHO)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우파 성향 언론이 “세계보건기구 정상화를 위해 일본에서 사무총장을 배출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산케이신문>은 ‘일본에서 사무총장 탄생을’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현 사무총장이 중국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으며, 대만의 세계보건기구 참가를 막고 있는 것도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터넷에서는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중국을 고려해 (코로나19) 사태를 과소평가해 감염 확산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매체는 “사령탑이 신뢰가 없다면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 그렇다고 비판만 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며 “주요 7개국(G7)은 2022년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 후보를 내세워 WHO 정상화를 위한 역할을 완수해야 한다. 일본이 사무총장을 내는 것도 유력한 선택지”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아베 신조 총리의 지지율까지 급락한 자국 현실을 잊은 듯 “일본은 의료보험이나 의약품 개발 등 보건·의료분야에서 세계 유수의 수준이며 개발도상국에 대한 의료지원 경험이 풍부하고 자금력도 있다. (세계보건기구) 최대 자금 분담국인 미국과 관계도 양호하다”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일본은) 인류 전체의 건강에 공헌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차기 사무총장설을 경계하는 듯한 조급함도 드러냈다. 이 매체는 “한국이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서 ‘코로나19 대책으로 세계적 평가를 받았다’며 후보자를 낼 움직임이 이미 전해진다”며 일본도 빨리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은경 본부장을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국내 정치권 일각의 움직임을 염두에 둔 반응으로 풀이된다. 이 매체는 “즉시 총리관저(총리실)에 사령부를 설치해 정부가 한 덩어리가 돼 주요 7개국 등의 지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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