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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우린 서로 빚진 자들이다 / 황용필

등록 2016-09-05 18:47수정 2016-09-05 19:03

황용필
국민체육진흥공단 단장

“올림픽 운동의 활동 영역은 오대주이며, 전세계 선수들을 위대한 스포츠축제인 올림픽 대회에 불러 모음으로써 그 절정에 이른다.” 올림픽 헌장에서 규정하고 있는 올림픽 이념의 기본원칙이다.

‘새로운 세상’(New World)이란 슬로건을 내건 리우올림픽은 이러한 원칙에 부응하듯 난민대표팀을 비롯하여 역대 최다 참가 대회로 평가받았다. 국가가 개최하는 월드컵 축구와는 달리 올림픽은 도시가 개최함에도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각국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아이오시) 회원국이 되어야 한다.

현재 회원은 206개국인데 206번째 막내 가입국가가 바로 남수단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스포츠 한류 지도자가 큰 역할을 한 것처럼, 남수단이 아이오시 회원국이 되는 데 결정적인 공로를 끼친 인물 역시 한국인 임흥세(60)씨다.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의 은사이기도 한 그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남수단에 5개 이상 가맹 경기단체를 설립하는 데 공을 들였고, 아이오시 회원국이 되는 데 손수 서류를 꾸미는 등 남다른 애를 썼다고 한다. 그런 그가 올림픽 폐막식 뒤 남수단에 돌아와 가슴 뭉클한 문자를 보내왔다.

“한국 선수와 임원들이 한국으로 가는 것을 보면서 부러움을 많이 느꼈었지요. 그러나 저를 첫인사로 맞이해준 것은 새벽 총소리였네요. 오늘 생일인데 에티오피아 친구가 미역국을 준비합니다. 기도 부탁합니다.”

흥겨운 잔치를 끝내고 다들 안락한 집으로 가는데 이역만리 광야로 홀로 가는 그 심정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기도만이 최선일까?

그 옛날 <이사야>라는 선지서에도 비슷한 장면이 보인다.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대신하여 갈 것인가?”라고 하나님이 묻자 이사야는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를 보내주십시오”라고 답한다.

행복의 총량 법칙에서 보자면 사소한 일상에서 고마움을 느낄 때 그 어디선가 누구는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러기에 우린 서로 ‘빚진 자’들이다. 기아와 내전의 현장에서 생명의 위협까지 감내하고 있는 그들에 비해 우리의 일상은 몇 달째 턱없이 답답한 형국이다. 불치병을 앓던 록펠러를 회심시킨 경구는 오늘도 유효하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신 말씀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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