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ㅣ 중국 산둥대학 정치행정학부 조교수
지난주부터 코로나19의 감염자가 크게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곧 개강을 앞둔 중국 학생들이 입국하기 시작해 국민들 걱정을 가중시키고 있다. 나는 중국 유학생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학생을 위해서 적어도 이번 학기라도 온라인 강좌를 크게 늘려야 한다고 본다.
중국 유학생들과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박 시장이 말한 대로 서울에 중국인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라든지 차이나타운이 있는 인천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다른 지역에 비해 높지 않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유학생 금지로 공포심을 섣불리 조장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불안감이 엄습하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 유학생을 반기지 않는 것은 당연히 이해할 만한 일이다. 그리고 중국인 유학생 입국을 막지 않아 그들에 대한 반감이 심해질 수 있다. 이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의 중국 유학생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뿐 아니라 중국인 유학생의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도 나빠질 수 있다. 중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14일간 자가 격리되는 것은 유쾌한 일은 아니다. 게다가 주변의 싸늘한 시선을 받으면서 학교를 다니는 것이 행복한 대학생활도 아니다. 이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온라인 강좌를 대폭 늘리는 것을 제안한다. 나는 중국 산둥성에 있는 산둥대학에서 근무한다. 지금은 우리나라에 있다. 지난 학기를 마치고 방학을 맞이해 왔다가 중국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 산둥대학 당국에서 2월17일 원래대로 개학은 했지만 학교를 폐쇄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강좌는 온라인으로 대체되었고 나는 지금 서울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물론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은 강습의 질감이 다르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온라인으로도 일정 수준의 소통이 가능하지만 아직 온라인 수업은 오프라인 수업의 생동감까지는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도 일단 지식 전달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지난 10여년 사이에 중국은 정보통신이 발달하여 무리 없게 이런 수업을 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온라인으로 강의를 했으며 이제 낯설지 않은 수업 방식이 되었다. 지금같이 사람이 모이는 것 자체가 감염 위험성을 높여 문제가 되는 시국에는 온라인 수업이 적격이라고 생각한다.
정부 차원에서 사립대학까지 지시를 내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대학에서 적극 움직여 중국 유학생들이 우리나라에 오지 않더라도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중국 유학생들도 아마 환영할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오려면 여러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체온 측정, 신분증 제시를 요구받고, 가끔은 건강증명이 첨부된 통행증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한다. 차라리 중국 학생도 중국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편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전국의 많은 대학이 이미 2주일 개강을 연기했다. 더 연기하면 수업일수가 부족할 수 있다. 아직 약간의 시간이 있으니 개설된 과목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중국 유학생들이 중국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끝으로 필자는 화교도 아니고, 중국동포도 아니고, 중국에서 어느 학교도 학생으로서 다니지 않았다는 점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