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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이 맑은 하늘, 모두 중국 덕분인가 / 김순태

등록 2020-04-15 16:34수정 2020-04-16 02:36

김순태 ㅣ 아주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

최근 환경부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시행되었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초미세먼지 농도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27% 정도 감소한 것으로 발표하였다. 일부에서는 그 이유로서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공장 가동 축소를 지목하고 있다. 실제 여러 상황을 짚어보면 중국 영향이 있었지만, 국내 배출량이 줄어서인 영향도 적지 않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먼저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중국 전역의 농도는 전년 대비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와 가까운 지역을 살펴보면, 베이징과 허베이 지역의 경우 농도가 전년 대비 7%가량, 산둥 등 동부 지역에서는 전년 대비 16%가량 감소하였다. 헤이룽장성 등 중국 동북 지역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오히려 약간의 증가세를 보였다.

기간별로 살펴보면 올해 1월 중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전년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설 명절과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증가한 2월과 3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 감소하였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분석해보면 26% 가운데 중국 내 기상의 영향은 약 3분의 1 정도로, 중국에서의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는 기상 외에 다른 요소가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중국 등 동북아 지역에서 지속된 배출 저감 노력과 함께 코로나19에 따른 경제활동 둔화로 인한 배출 감소가 포함될 것이다.

한편 올해 2월과 3월 동안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전년 대비 37%가량 감소한 것으로 관측되었다. 기상 변화에 의한 감소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중국 초미세먼지 농도 감소율보다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2~3월의 초미세먼지 농도 개선 결과를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배출량 감소만으로 모두 설명할 수 없는 이유이다.

다시 돌아와 계절관리제 전체 기간 동안 우리나라 농도 감소 27%를 살펴보자. 이 가운데 기상 영향을 제외하고 처음 시행한 계절관리제 등 국내 배출원 관리 강화에 따른 기여폭은 대략 4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보인다. 아직은 단순한 추정치이나 관점에 따라 농도 개선 효과 폭이 크게도, 반대로 작게도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초미세먼지의 농도 변화는 우리가 저감한 배출량에 비례하여 변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노력이 지금보다 확대된다면,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질 개선은 훨씬 고무적일 수 있다.

물론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물질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비용이 발생한다. 이 비용은 대기오염물질 배출 방지설비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산업’ 비용과, 질병 또는 조기사망에 따른 ‘보건’ 비용으로 구분할 수 있고, 이는 결국 모두 우리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전에 ‘아프지’ 않게 관리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앞으로의 미세먼지 대책은 보건 증진의 효과성에 기반하여 선제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배출량을 줄여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미세먼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장기적인 배출 저감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제도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기업에도 배출을 저감해야 하는 당위성을 부여해줘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국가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다 함께 참여하는 차기 계절관리제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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