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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감 안 오는 탄소중립, 무엇을 할 것인가 / 엄치용

등록 2020-12-16 18:45수정 2020-12-17 02:38

엄치용ㅣ미국 코넬대 연구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지난 20년간 탄소배출량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 화석연료 비율이 80%에 이르고, 이 가운데 석탄 비중이 30%가 넘는 나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율은 3%도 채 안 되고, 온실가스 배출 총량 7위, 1인당 배출 순위 6위인 국가. 바로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정부는 실질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국가 실현을 2050년으로 발표했다. 이는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대부분 국가와 목표연도를 나란히 하는 것이지만, 스코틀랜드의 2045년, 노르웨이의 2030년에 비하면 그리 빠른 것도 아니다. 여하튼 30년이라는 시간 안에 에너지구조에서 산업구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바꾸지 않으면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보면, 고탄소 산업구조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 미래 모빌리티 전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신유망산업은 어떻게 육성할 것이고, 지역 중심의 탄소중립은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는다.

고탄소 산업 예를 보자. 철광석을 원료로 하여 고로 방식을 이용한 선철 생산에는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건축물에 쓰이는 시멘트 역시 제조 과정에서 대량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질산 비료는 사용 후 분해되면서 오염물질인 아산화질소를 만든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포스코가 혁신기술 개발로 ‘그린 스틸’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은 기업의 적극적 참여가 탄소중립으로의 이행에 필수적임을 보여주는 예가 될 것이다.

프랑스의 해안도시 됭케르크는 고용세를 늘려 2018년 9월 버스요금 무료화를 전면 시행했다. 버스전용차로 실시로 속도가 더 빨라진 무료 공공교통수단으로 개인 자동차는 줄고 사람들의 외출은 늘었다. 상점과 도시는 활력을 찾았다. 됭케르크는 개인 소유 자동차 억제, 자동차 공유 및 무료 공공운송수단을 이용한 탄소중립 도시의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오스트리아의 섬유회사 렌칭은 나무로부터 친환경 공정을 이용하여 신소재 천연섬유인 리오셀을 만든다. 의류 원단의 60% 이상이 원유를 원료로 만든 폴리에스테르인 점을 고려하면, 신유망사업은 고탄소배출을 지양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독일의 뮌헨시가 공동소유하는 ‘슈타트베르케 뮌헨’(Stadtwerke München GmbH)은 알프스 산기슭에 만든 수력발전 댐으로 전기를 생산하여 뮌헨 시민의 4분의 3에 이르는 가구에 전기를 공급한다. 회사 운영으로 생긴 연간 수백만유로의 이익은 뮌헨시가 9천명의 지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쓰고 있다. 회사는 지역 내 전력 공급과 수요 균형을 위해 텔레콤과 연계한 마이크로그리드(소규모 독립형 전력망)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풍력터빈을 이용한 전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 중심의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모델이 될 것이다.

탄소중립은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숲을 조성하는 사업과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기술 연구, 그리고 지구 온도 상승을 전반적으로 연구하는 지구공학기술 등의 지속적 연구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탄소세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화석 의존 기업들을 점진적으로 탄소배출 “0” 기업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새로 건설하는 건축물의 단열 기능을 강화하여 열 손실을 줄이고, 개인과 가정은 고기 소비를 줄임으로써 반추동물의 메탄가스 생성을 줄이는 데 일조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쓰레기 줄이기, 옷 덜 사 입기 등의 운동이 탄소 제로 사회를 앞당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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