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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석탄발전 감축과 2050 탄소중립 / 장영기

등록 2021-01-06 19:05수정 2021-01-07 02:37

장영기ㅣ국가기후환경회의 산업발전분과 저감위원장·수원대 교수

정부는 지난해 대통령의 2050 탄소중립 선언에 이어 12월 ‘탄소중립 실현 추진전략’을 발표하였다. 이에 앞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11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국민정책 과제를 제안하였다. 그중 발전부문에서는 석탄화력을 2040년까지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원 믹스를 구성하며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보완적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하였다. 왜 2050 탄소중립이 사회 화두가 되고 석탄화력 감축을 제안하는지, 에너지 가격 인상을 우려하는 여론도 있다. 그러나 그 배경을 이해하면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배경의 첫번째는 기후위기에 대한 국제적 압력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기후변화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며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인류는 파국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를 피하려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 상승하는 것을 막아야 하고, 이를 위해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하는 탄소중립이 시급하다는 것에 국제사회가 동의하고 있다. 이미 30여개 선진국들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하였고, 온실가스 배출 1위인 중국도 2060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제 수준에 비하여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소극적이어서 국제사회로부터 기후악당이라는 지탄을 받아왔다. 이제는 우리도 탄소중립의 길을 가야 한다.

둘째, 왜 석탄화력 감축부터 시작해야 할까.

우리나라 발전은 다른 나라에 비하여 석탄 비중은 너무 크고 재생에너지 비중은 너무 작아서 석탄화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국가 배출량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할 때 석탄발전은 가스발전에 비하여 미세먼지는 8.2배, 온실가스는 2.3배 많이 배출한다. 따라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발전을 먼저 줄이면서 원자력발전과 가스발전을 보완적으로 사용하며 재생에너지 사용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셋째, 우리가 너무 앞서가는 것은 아닐까?

얼마 전 에스케이(SK)그룹에서 기업의 전력 사용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RE100)에 가입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기후위기에 대한 기업의 가치추구보다는 생존을 위한 조치다. 왜냐하면 그 그룹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를 구입하는 애플·구글 같은 대기업이 이미 RE100에 가입하여 이를 실행하지 못하면 이들 기업에 반도체를 납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에서는 2023년, 새로 출범하는 미국 바이든 정부에서는 2025년 탄소국경세를 도입할 예정이다. 탄소국경세는 탄소배출 과다국 제품에 부과하는 무역관세다. 이제 우리나라처럼 탄소배출이 많으며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탄소배출 저감은 무역 경쟁력을 위해 불가피하다.

이제 국제 환경규제 변화에 따른 산업과 에너지 구조의 변화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이 되었다. 급변하는 환경에 미리 대비하고 적응하지 못하면 더 많은 고통과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것을 전세계의 코로나 대응에서 이미 경험하고 있음을 되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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