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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헬로, 블록체인] 비트코인은 ESG에 역행하지 않는다

등록 2022-05-01 15:09수정 2022-09-15 23:59

[뉴노멀-헬로, 블록체인] 박근모 | 코인데스크코리아 부편집장

기업은 환경을 생각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지배구조)가 핵심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시대정신에 역행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환경오염에 취약하며, 주로 범죄에 사용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 그럴까?

먼저 우리가 알아야 하는 사실 몇 가지가 있다.

사실 1. 금, 은, 다이아몬드도 채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사실 2.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서도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사실 3. 비트코인은 지속해서 우상향하며, 현재 4만달러(약 51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된다.

사실 4.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액 중 불법 거래액은 0.15%에 불과하다.

비트코인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는 명확하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막대한 전기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작업증명(PoW)이라는 채굴 방식을 사용한다. 비트코인은 컴퓨터 연산 능력(작업)을 활용해 암호를 풀고, 이를 다수에게 검증(증명)받으면 보상으로 코인을 준다. 이 과정을 우리는 ‘채굴(mining)한다’라고 일컫는다. 쉽게 말해서 더 성능 좋은 컴퓨터를 가져다가 채굴할수록 더 많은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얻는 구조다. 당연하게도 고성능 컴퓨터는 더 많은 전기를 쓴다.

지난 2월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공개한 ‘이에스지 고려사항(ESG consideration)’에서도 이 점을 지적한다. 모건스탠리는 “비트코인 채굴에 네덜란드의 연간 총발전량과 맞먹는 전기를 소비하고 있다”며 “전 세계 전력소비량의 0.5%가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미국의 가상자산 자산운용사 갤럭시디지털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전통 금융시스템이 소비하는 전력은 연 250테라와트시(tWh)이며, 비트코인은 100테라와트시를 소모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금(gold) 채굴에 연간 240테라와트시에 이르는 전기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비트코인 채굴에 적지 않은 전기가 소비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지난해 1월부터 북미 채굴업체들은 ‘비트코인 채굴협의회’를 조직하고,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겠다고 나섰다. 비트코인 채굴협의회는 현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최고경영자 등이 참여하고 있다.

끝으로 비트코인이 S(사회)에도 취약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가상자산이 주로 범죄자금이나 자금세탁에 활용되고 있다는 게 주요 요지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보면 현실은 다르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 체이널리시스가 올 2월 발표한 ‘2022 가상자산 범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금액은 15조8천억달러였다. 이 중 불법거래 총액은 140억달러로 0.15%에 불과했다. 비트코인이 주로 범죄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재밌게도 이에스지 논쟁에서 비트코인이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부분도 있다. G(지배구조)다. 비트코인은 누구나 모든 거래내역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지금까지 페이퍼컴퍼니나 조세회피처 등을 통해 기업이 자산을 빼돌렸다면, 블록체인 기술은 이를 원천적으로 막는다. 이미 체이널리시스, 엘립틱 등 블록체인 분석 전문 업체들은 각국 정부 당국과 함께 비트코인을 이용한 자금세탁 등을 감시하며 제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는 “자발적 참여와 보상을 토대로 전체 시스템이 돌아가는 블록체인은 이에스지 경영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이에스지와 대립하지 않는다. 현재의 폐쇄적인 기업 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데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mo@coindes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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