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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아침햇발] 민주당의 해방일지 제1장 / 손원제

등록 2022-06-05 14:33수정 2022-06-06 02:3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6월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전국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6월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전국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손원제 | 논설위원

해방클럽 멤버들은 ‘나의 해방일지’에 해방되고픈 대상에 대해 썼다.(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더불어민주당은 재보선과 대선, 지방선거까지 내리 졌다. 족쇄를 벗어야만 한다. 해방일지를 써볼 시간이다.

첫째 장은 ‘이재명’이라는 깃발로부터의 해방에 할애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오해하진 말길. 이재명을 정치 리더 후보군에서 배제하라는 건 아니다. ‘이재명에 대한 평가’에 침묵하거나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적 대안에 대한 상상력의 범위를 넓혀보라는 얘기다.

1614만표를 얻고도 낙선했다면, 당의 주요한 정치 자산으로 아껴두는 게 맞다. 엄밀한 패인 평가와 보완을 통해 ‘재도전’ 여부를 결정하는 게 당도 개인도 좋다. 이재명에 대해선 이런 과정이 생략됐다. 대선 뒤 곧바로 지방선거가 치러졌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본인 등판은 서두르지 말고 긴 호흡으로 결정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의 선택은 반대였다. 이제 이재명은 두 겹의 책임론을 뚫고 나가야 한다. 이 ‘불의 강’에 몸을 적시지 않고 또 건너뛸 순 없다.

대선 패배의 책임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이재명이 공유한다. 그러나 결국 후보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이를 성찰하고 지지층과 국민을 설득할 보완책을 내놓을 수 있다면 재도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재명 쪽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심판론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이재명의 개인기로 이를 돌파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겼다면 반론하기 힘든 주장이다. 그러나 졌다. 이재명 개인의 약점이 패배에 끼친 비중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다.

대선 기간 이재명의 지지율은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에 못 미쳤다. 이 둘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순 없지만, 시사점은 분명하다. 이재명의 개인기가 압도적이진 않았다는 거다. 2030 여성 지지 등에 힘입어 막판 대결집을 이뤘지만, 큰 이유는 ‘윤석열이 싫어서’였다.

이재명의 최대 약점은 도덕성 의혹과 경박하다는 이미지다. 둘 다 ‘추앙’받기 어려운, 태도의 문제다. ‘가족 욕설’과 ‘대장동 의혹’은 경쟁 후보와 보수 매체들에 의해 실체보다 훨씬 부풀려진 측면이 크다. 결정타는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다. 지난 1월 초중반 윤석열 후보는 당 내분을 봉합하고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으로 20대 남성을 끌어안으며, 연말연초 급락했던 지지율을 반등시켰다. 그러나 민주당이 정치쇄신 공약 등으로 다시금 차츰 격차를 좁혀가던 상황에서 ‘법카’ 의혹이 터졌다. 지지층이 흔들렸고, 중도층은 이탈했다.

도덕성 의혹은 그동안 민주당 대선 후보들에게선 찾아볼 수 없었던 유형의 문제점이다. 이재명은 ‘능력’과 ‘나의 이익’을 앞세우는 이명박식 대응법을 썼다. 윤석열이라는 초보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보여준 건 분명하다. 그러나 이를 넘어 자신의 약점을 상쇄할 만큼의 절대적 우위를 보여주진 못했다. 앞으로도 그가 법카 의혹 등을 확실하게 털지 못한다면, 상당수 국민의 비토 정서를 넘어서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재명은 대선 패배 두 달도 안 돼 지방선거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며 연고도 없고 명분도 취약한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다. 당은 참패했고, 자신에게도 ‘얄팍하다’는 인상만 더 굳힌 자충수가 됐다. “윤석열한테도 졌는데, 다음이라고 이길 수 있겠나” 묻는 이가 늘었다.

여전히 이재명에게도 기회의 창은 열려 있다. 도덕성 의혹을 법적으로 해소하고, 국회의 일원으로서 뚜렷한 능력과 비전을 보여준다면 말이다. 다만 민주당도 이재명만을 바라보는 ‘올인’ ‘몰빵’의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새 카드들을 준비해 역동적인 경쟁 구도를 만들어가야 한다. 김동연도 있고, 초재선이나 원외에서도 도전자가 나와야 한다. 당 리더십도 박지현을 필두로 한 ‘성난 젊은이들’의 도전이 요구된다. 친문의 지배력이 깨지고, 친명의 주류화는 완성되지 않은 지금이 민주당이 변화의 마그마를 분출할 적기다.

이 과정이 이재명 개인에 대한 호오를 둔 계파 대결 양상을 띠는 건 당장은 불가피하지만, 길어져선 안 된다. 당의 노선과 전략을 중심에 놓고 가치와 비전 경쟁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는 것이 해방 본연의 의미와 닿는다.

이렇게 첫 장이 쓰인다면, 둘째 장은 ‘팬덤정치’나 ‘내로남불’에 할애될 수 있을 것이다.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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