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산재일기 [말글살이]

등록 2023-04-16 18:36수정 2023-04-17 02:38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하지만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같은 ‘아’도 다르게 들린다. 언론은 누구의 목소리를 들려주는가? 주류 언론은 자본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한국 사회의 근본 병폐에 눈감고 이 체제가 최선이라고 되뇐다.

그런 점에서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한겨레>의 노력이 돋보인다. 노동자의 글쓰기. 지난해 5월부터 시작한 기획 연재 ‘6411의 목소리’는 이제 50회에 이르렀다.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상담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돌봄노동자, 배달라이더, 이주민, 대리기사 등 ‘존재하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는’ 투명인간들이 자신의 노동과 삶의 이야기를 직접 쓴다. 임금노동자 2172만명 중 비정규직이 815만명. 출근길에 나선 세 사람 중에 하나는 계약직, 촉탁직, 사내하청, 외주용역, 기간제, 파트타이머,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일한다. 이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주간지 <한겨레21>은 재작년부터 ‘내 곁에 산재’라는 기획 기사를 3주마다 싣고 있다. 산업재해 피해자나 유족을 만나 그들의 육성을 받아 적고 있다. ‘떨어지다, 끼이다, 부딪히다, 깔리다, 잘리다’. 재해 유형을 나타내는 저 말들은 뱃가죽을 찌르도록 감각적이다(가장 많은 산재가 ‘떨어짐(37%)’이라지). 한국 사회는 참 많이 죽고 많이 다친다(지난해 산재 사망자 2223명. 재해자 13만348명).

잡지에 소개된 산재 피해자 15명의 목소리를 버무려 만든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게으른 나도 27일부터 시작되는 연극 <산재일기>를 보려고 한다. 노동자의 목소리는 더 크고 직선적으로 들려야 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국힘·윤석열의 탄핵심판 방해 ‘침대 축구’ 1.

국힘·윤석열의 탄핵심판 방해 ‘침대 축구’

계엄 거부하고 법무부 사직서…난 반국가세력일까 [류혁 특별기고] 2.

계엄 거부하고 법무부 사직서…난 반국가세력일까 [류혁 특별기고]

[사설] 국힘 반성없는 ‘탄핵 발목’, 내란 옹호정당 되려는가 3.

[사설] 국힘 반성없는 ‘탄핵 발목’, 내란 옹호정당 되려는가

내란옹호자는 개헌을 말할 자격이 없다 [세상읽기] 4.

내란옹호자는 개헌을 말할 자격이 없다 [세상읽기]

‘탄핵 트라우마’ 국민의힘이 8년째 모르는 한 가지 5.

‘탄핵 트라우마’ 국민의힘이 8년째 모르는 한 가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