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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오철우의 과학풍경]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는 과학자들

등록 2023-06-27 18:41수정 2023-06-28 02:37

일본 후쿠시마 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AP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AP 연합뉴스

오철우 | 한밭대 강사(과학기술학)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일정이 다가오면서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격해지고 있다. 여러 전문가의 견해를 종합해보면, 오염수 방류가 주변 나라에 당장 눈으로 확인할 만한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리라고는 예측되지 않는다. 일본 도쿄전력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안전 기준과 환경영향평가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불확실성 또한 여전히 많다.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걱정하는 이유 중 하나는 평가와 검증이 원자력 전문가 중심으로 이뤄지고 해양생물학자나 방사선의학 같은 분야 전문가 견해가 충분하고 투명하게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는 과학자들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네이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안전한가? 과학이 말해주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염수 방류를 옹호하는 과학과 더불어 이를 우려하는 과학 간의 쟁점을 짚었다. 한쪽에서는 드넓은 바다에 희석된 방사능 수준은 거의 0에 가깝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쪽은 바다 생태계와 인체에 안전함을 충분히 확신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25일엔 전문매체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의 해양환경방사능센터 책임자인 켄 뷰슬러의 견해를 자세히 전했다. 그는 “오염수 방류가 태평양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뜨리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방사능 핵종을 걸러내는 여과장치가 효과적인지가 투명하게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류를 추진하는 것을 우려했다. 지난 1월24일 <사이언스>는 논란과 함께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고 육상에서 저장하는 대안을 전했다.

일부 과학단체와 기구는 오염수 방류에 심각한 우려와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18개 나라의 태평양제도포럼(PIF)이 임명한 독립 전문가 패널은 지난해 8월22일 일본 매체 <재팬 타임스>에서 도쿄전력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안전성이 불확실하기에 방류를 무기한 연기하고 조사, 검토를 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12일엔 100개 해양학 연구소들이 모인 미국해양연구소연합회(NAML)가 ‘일본의 방사성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과학적 반대’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14일에는 노벨평화상(1985년)을 수상한 단체인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IPPNW)가 이사회에서 채택한 성명을 통해 태평양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으로 사용하려는 계획을 중단하고 바다와 인간의 건강을 보호하는 대안의 방식을 추구할 것을 촉구했다.

전문매체의 보도와 과학자들의 주장을 보면,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는 조사, 검증, 확인이 필요한 논쟁 사안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희석을 통해 오염수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고 약속하는 과학자들이 있고, 생태계의 얽힘과 상호작용, 데이터 불투명성을 우려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논란이 종식돼 실행만 남겨둔 문제가 아니라 공유지인 바다에 의존해 살아가는 인간과 비인간 생태계의 건강을 위해 과학자와 과학자 간에 더 많은 조사, 평가, 분석이 이뤄져야 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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