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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아침햇발] ‘이명박 후보 의혹’ 상식풀이 / 김종철

등록 2007-06-18 18:31

김종철 논설위원
김종철 논설위원
아침햇발
주변 사람들에게 형제의 처가 식구들과 관계가 어떤지 물어봤다. 대부분 얼굴과 이름도 잘 모른다고 했다. 형제자매의 처가나 시댁 식구들과는 대면할 기회조차 잘 없는 게 사실 우리 사회의 상식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의 큰형인 이상은(75)씨는 1987년 동생 처남인 김재정(58)씨와 함께 현대차 부품업체인 대부기공(현재 ㈜다스)을 설립했다. 이 후보가 현대 엔지니어링 사장 때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사업을 크게 키워 왔다. 상식과 다른 사돈이다. 그러나 48.99%로 최대 주주인 김씨는 이 회사 감사일 뿐 창사 이후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2대 주주인 이상은씨도 회장 직함만 있을 뿐 일선에서 물러난 지 오래다. 실질적인 경영책임자는 현대건설 출신의 사장이다. 나이 차가 17살이나 되는 형과 처남이 동업하는 것도, 회사 운영 방식도 이상하다. 이 후보가 실질적 소유주가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까닭이다.

그러나 이 후보는 “처남이 나보다 형님하고 더 가깝다. 두 사람이 유사한 업종을 했고 술친구로 뜻이 맞았다”고 말한다. 이 대목은 틀리지 않아 보인다. 두 사람은 다스를 만들기 전에 부동산 투자(?)를 함께할 정도로 ‘특별한’ 사돈 사이였기 때문이다. 강남의 요충지로 지금은 타워팰리스 등이 들어선 도곡동 땅 세 필지 1220평을 85년에 공동으로 샀다. 그때 김씨는 현대건설이 아파트를 짓고자 갖고 있던 인근의 땅 1필지(93평)도 단독으로 현대건설에서 샀다. 이 후보는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었다. 도곡동 땅 1313평은 95년 포스코개발에 팔렸다. 당시 공시지가로만 환산해도 100억원이 넘었는데 땅 주인이 이 후보라는 소문이 크게 나돌았다.

그러나 언제 무슨 일로 이 후보의 형님과 처남이 그처럼 끈끈한 관계를 맺었는지 하는 것은 여전히 의문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두 사람의 공동 사업은 도곡동 땅이나 다스에서 보듯 늘 이 후보 주변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94년 서울 양재동의 이 후보 땅과 빌딩을 다스가 산 것도 같은 범주다.

특히 처남 김씨는 이 후보의 재산 문제가 나올 때마다 항상 단골로 등장한다. 이 후보가 77년에 사서 82년에 판 충북 옥천의 임야 50만평을 산 사람은 바로 처남 김씨다. 50만평 가운데 37만5천여평에 대해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근저당이 설정된 상태였다. 2003년 황제테니스 논란 때 등장했던 경기도 가평의 별장도 김씨 소유인데 역시 의문투성이다. 88년에 지은 이 별장은 전체 네 채 가운데 하나로, 나머지 세 채는 현대의 임원급 간부 6명이 2명씩 공동 소유하고 있다. 6명은 당시 현대건설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던 이 후보와 가까운 사람들이지 김씨와는 나이로 보나 업무로 보나 별 관련성이 없다. 이 후보 별장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다. 계속 이런 식이다 보니 이 후보와 관련된 재산 의혹이 김씨에게 더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든다.

다스가 비비케이(BBK)라는 실적도 없는 신생 투자운용사에 19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한 과정도 의문이다. 190억원은 비비케이에 투자한 금액 가운데 가장 큰 액수다. 비비케이의 모회사였던 엘케이이(LKe)뱅크를 김경준씨와 함께 설립했던 이 후보가 투자를 설득하지 않았겠는가 하는 의문을 품는 게 상식적이다. 역시 이 후보는 “김경준씨가 다스에 투자를 권유했을 뿐 나는 몰랐다”고 말했다. 상식적인 판단과는 많이 어긋나는 설명이다.

이런 상식적인 의문을 해소할 책임과 권한은 이 후보에게 있다. 그러자면 투명해야 한다. 형과 처남의 모든 재산 공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종철 논설위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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