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살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또는 미처 가눌 사이도 없이 오줌이 나와 버린 경우를 두고 ‘오줌 싸다’란 말을 쓴다. 자기 의도대로 소변을 봤을 때는 이 말을 쓰지 않는다.
자기 뜻대로 소변을 보았다면 ‘오줌 누다’가 된다. 오줌을 참다가 누었다면 이건 유쾌한 배설이지만, 오줌을 쌌다면 이런 낭패가 없다. 그러니까 ‘오줌 싸다’와 ‘오줌 누다’는 전혀 다른 말이다. 물리적 현상으로는 같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회적 인식으로는 거의 반대되는 말이다.
그런데도 흔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오줌 좀 싸고 올 게”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당연히 “나 오줌 좀 누고 올 게”라고 해야 할 일이다. 오줌을 싸고 오겠다면 아니할 말로 좋지 않은 감정이 있는 사람 집을 찾아가서 방이건 부엌이건 아무데나 오줌을 갈겨 버리겠다는 경우 곧, 행패를 부리겠다는 경우에나 씀직한 말이다. 이를 좀 속된 말로 ‘싸지른다’고 한다.
동물 세계에서는 ‘싸다’와 ‘누다’에 차이가 있을 수가 없다. 동물들의 배설행위는 본능적, 생리적 행위다. 본능적, 생리적 행위를 억제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사람들은 문화라는 것을 끌어냈고, 문화는 삶의 양태에 여러 가지 제약을 더해 이런 본능적, 생리적 행위마저도 일정한 장소에서 격식을 갖추어서 하도록 사회적 규범을 만들어냈다.
요즘은 병원으로 가 치료받을 일이 됐지만, ‘키를 뒤집어씌운다’면 전날 ‘오줌싸개’를 다스리는 민간요법을 일컫던 말이다.
우재욱/우리말 순화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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