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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꾸지람 / 최인호

등록 2008-03-20 18:56

언어예절
살다보면 일이 어긋나거나 잘못을 저지르는 수가 잦다. 말을 듣지 않거나 제대로 일을 치르지 못할 때도 많다. 사람은 꾸지람도 듣고 반성하며 커 가기 마련인데, 시키는 사람이 올발라야 말도 먹힌다.

잘못이 명백하다면 나무람을 들어도 할말이 없게 되지만, 무얼 잘못했는지 모를 수도 있다. 이를 깨우칠 때는 흥미와 능력차도 생각해야 한다. 듣는이를 높이고 어루만지는 말법이 필요하다.

대개 한두 번 실수는 웃고 넘긴다. 비슷한 잘못을 거듭 저질렀을 때 ‘좋아, 이번엔 넘기지만 다음엔 조심해라, 지켜보겠다 …’ 정도로 짚는다. 사람을 나무라고 꾸짖기가 수고롭기도 하고 듣는이도 고통스런 까닭이다.

관대함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특히 가족 사이, 동료 사이, 친구나 사제 사이처럼 인연이 깊은 사람일수록 용서와 온정으로 대한다. 그래서 그 폐단을 꼬집는 말발이 매섭기도 하다.

그러나 대체로 ‘나무람’이 미치는 영역은 여기까지다. 그 다음으로 가면 좀 단순해진다. 학교나 군대에서는 얼차려와 체벌이 뒤따른다. 이도 잘만 쓰면 성금이 난다. 일터에서는 벌주기로 나아간다. 징계는 교칙·학칙·사규 등 각종 규정에다 법규들로 집단마다 공고한 절차와 틀로 굳혀 놓았다. 여기서는 조직의 권위와 양식이 힘을 쓴다.

‘제발 좀 잘해보자, 약속 좀 지키자, 제대로 하자 ….’

꾸지람의 바탕에는 아끼고 잘되게 하려는 바람이 녹아 있다. 무서운 것은 몇차례 꾸지람 뒤에도 고치지 않으면 마음을 달리 먹게 된다는 것이다. 포기·외면·무관심 곧 사람 만들기를 그만두는 일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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