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디지털 카메라가 세상을 뒤덮고 있다. 앙증맞은 ‘똑딱이’(디지털 자동 카메라)로부터 거무튀튀하고 묵직하게 생긴 전문가형의 ‘디에쎄랄’(DSLR, 렌즈 교환식 “)이 들과 산·거리를 누빈다. 필름 카메라 쪽의 현상·인화가 불필요해 간편하기도 하거니와 비용도 저렴해진 덕분이라는 의견도 있고, 사람들의 자기표현 욕구가 강해져 그렇다는 진단도 있다. 어쨌건 현대인은 자기 감성에 따라 온갖 사물에 카메라를 들이대며 구도를 잡고 ‘핀’을 맞춘다. 찍고 나면 바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고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찍는다.
그런데 ‘핀’이라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 다른 말로 ‘핀트’다. 얼핏 ‘핀트’가 영어 단어처럼 느껴지는데, 이 말의 철자를 꿰맞추며 영어 사전을 뒤져봐도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국어사전에는 있으며, 네덜란드어 ‘브란트퓐트’(brandpunt)에서 만들어진 일본어 ‘핀토’(ピント)에서 왔다고 돼 있다. ‘브란트’는 ‘타다’, ‘퓐트’는 ‘점’이라는 말이므로 ‘초점’이 된다. 이것이 외국어를 잘라내는 일본인 습관대로 ‘핀토’로 바뀌고(디파트먼트→데파토), ‘사이트’를 ‘사이토’, ‘다이아몬드’를 ‘다이아몬도’ 등으로 받아들이는 일본어의 차용 방식에 비춰 우리가 이것을 ‘핀트’로 수입한 것으로 보인다.
‘핀트’는 다시 ‘핀’으로 줄었는데, 이것이 ‘세트’를 ‘셋’, ‘커트’를 ‘컷’으로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지 않나 싶지만 확실치 않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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