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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고장말] 내레 / 이길재

등록 2008-07-06 17:45

고장말
‘-레’는 앞에 연결된 말이 주어임을 나타내는데, 주로 평안도·제주도에서 쓰인다. ‘-레’는 모음으로 끝나는 말 뒤에서만 쓰인다는 점에서 표준어 ‘-가’에 대응되는 고장말이다. “조금 있으느꺼니 남자레 꼴을 한짐 지구 와서 하루밤만 자구 가갔다구 했디.” “십 넌 두구 한번두 씻딜 않구 지냈으느꺼니 그 냄새레 어떻갔소.”(<한국구전설화> 평북편·임석재) ‘-레’는 주어임을 강조하여 나타내는 토 ‘-(이)라서’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라서>라>래>레)

평안 지역에서 ‘-가’ 대신 ‘-레’가 쓰인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지만, 제주 지역에서 ‘-레’가 쓰인다는 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내레 앙 갑니다”(<한국구비문학대계> 제주편) ‘-레’가 평안 지역의 전형적인 말투로 인식되는 것은 제주 쪽보다 사용빈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두 지역 두루 ‘-레’가 ‘-래’로 실현되기도 하는데, 실제 말투에서 ‘-레’와 ‘-래’를 구분하기는 어렵다.

‘-레’의 또다른 형태는 ‘-라’인데, ‘-라’는 평안도와 가까운 황해 북부와 충남 태안·보령 등지에서 사용된다. “그 무이라(무가) 맛이 달디?” 다만, 충남 서해안 쪽에서는 자음 뒤에서 ‘-이라’가 쓰인다. “웬 일잉가아 허구 다아 볼 거 보구서 신방을 들어가 보닝깨, 아 워떤 눔이라 신부를 칼루 찔러서 방이 피가 잔뜩 있단 말여.”(위 책 충남편)

‘-라’ 또한 제주의 ‘-레’처럼 사용빈도가 높지 않은 고장말이다.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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