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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회전문 인사 / 박찬수

등록 2008-12-21 21:39

박찬수 논설위원
박찬수 논설위원
유레카
회전문을 처음 고안한 건 미국 필라델피아의 발명가 밴 캐널이었다. 그는 1888년 ‘바람을 막아주는 문’이란 이름으로 날개가 셋 달린 회전문의 발명특허를 얻었다. 소음이 없고, 바람과 눈, 비가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1899년 뉴욕 브로드웨이의 레스토랑에 나무로 만든 회전문이 처음 설치된 이후, 회전문은 고급 호텔, 빌딩으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요즘 대부분의 대형 건물에서 회전문을 설치하는 건 방음보다는 열 손실을 줄이려는 목적이 더 크다고 한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문에 그대로 서 있으면 반대편으로 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런 특성을 빗대, 한 사람이 이 자리 저 자리로 쉽게 옮겨다니는 걸 ‘회전문 인사’라고 이른다. 미국에선 주로 정부 고위직 인사가 관련업계의 로비스트로 자리를 옮기거나, 로비스트가 공직에 참여하는 걸 ‘회전문 인사’라 비꼰다. 최근 시사주간지 <타임>의 워싱턴 지국장 제임스 카니가 조지프 바이든 차기 부통령의 공보 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걸 두고 보수 진영에선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2004년 재선에 성공한 뒤 백악관 비서실의 측근들을 대거 내각으로 내려보냈다. 앨버토 곤잘러스 백악관 법률고문은 법무부 장관에, 마거릿 스펠링 국내정책보좌관은 교육부 장관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은 국무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런 인사는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을 높이는 덴 좋을 수 있지만, 정보의 편향된 소통으로 위기관리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는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부처 1급 공무원들을 시작으로 내각과 청와대 개편에 착수하면서, 얼마 전에 물러났던 인사들이 다시 복귀할 것이란 말이 나돈다. 노무현 정부의 ‘회전문 인사’를 그렇게 비판했던 게 한나라당인데, 자신들은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

박찬수 논설위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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