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경기가 얼어붙어 숱한 젊은이들이 결혼마저 미룬단다. 따뜻한 봄이 오면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열망이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빈다.
혼례 때 신랑신부 또는 그들의 부모가 가슴에 다는 꽃을 그냥 ‘가슴에 다는 꽃’으로 말하던 때가 있었다. 물론 이런 꽃이 혼례식에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꽃사지’라는 표현이 등장하였다. ‘꽃’은 이해가 되나 ‘사지’가 무언지 쉽게 알기 어려운데, 그 말 전체가 영어 ‘코사지’(corsage)의 차용어일 가능성이 높다.(영어 ‘코사지’도 프랑스말 차용이라는 게 정설이다) 꽃가게 같은 곳에서 외국어에 능통한 어느 분이 ‘코사지’라고 부르거나 그렇게 일컫는다고 알려주니, 이게 와전되어 ‘꽃사지’까지 간 것 아닐까 상상하게 된다.
영어로 건너가 ‘코사지’가 된 프랑스말 ‘코르사주’는 본디 서양에서 몸에 딱 붙게 입는 옷의 꽉 죄는 허리 부분을 일컫는 말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4세기 르네상스 시기에 맵시를 내느라 겉옷과 속옷을 따로 입었는데, 속옷이 ‘코르셋’(corset)이고 겉옷이 ‘코르사주’(corsage)였다. ‘corsage’는 현대 프랑스말로 블라우스 같은 여성 상의 정도만을 뜻하며, ‘가슴에 다는 꽃’이라는 뜻은 영어에서 덧붙었다.
‘꽃사지’는 ‘가슴꽃’, ‘흉화’(胸花)라고도 일컬어지는 모양인데, 발음하기도 어렵지 않고 알아듣기 쉬운 ‘가슴꽃’이 더 나아 보인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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