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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아나운서 / 최인호

등록 2009-01-15 18:14

언어예절
누구나 말을 하며 산다. 뜻을 주고받으면 그만이지만, 생각을 제대로 베풀기란 어렵다. 고집·앙탈·부아·지랄 …들은 말이 잘 통하지 않을 때 생긴다. 말을 잘한다는 건 편안하고 알아듣기 쉽게 하는 것이다. 말을 특히 잘해야 하는 직업을 꼽아보자. 변호사·검사·판사, 교사·정치인·상인, 성우·판소리꾼·연기자 …들이 떠오르지만, 말을 가려 쓰고 정확히 하는 데서는 아나운서가 으뜸이다.

아나운서 동네에서는 특히 표준말 쓰기를 강조한다. 이를 뭉뚱그린 말이 ‘바르고 곱게’다. 이로써 표준말을 보급하는 데 큰 구실을 했다. 이들의 말 한 마디가 ‘표준’이 된다. 여기에 ‘정확하게·유창하게·재미나게·편안하게’를 더하여 바른말·고운말·옳은말로 어지러운 세상을 맑힐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이름이 외래어인 건 문제다. 그나마 프로듀서는 연출가, 리포터는 기자라는데, 아나운서만 그대로다. 누구보다 우리말을 사랑하고 베풀어 쓰는 말 일꾼이기에 더 아쉽다. 바꿔 쓸 때도 놓친 듯하다. 북한·일본은 ‘방송원’, 중국은 파송원(播送員)을 쓴다. ‘조선말대사전’의 ‘방송원’ 풀이가 괜찮다. “자기 화술로써 보도·해설·소개 등의 방송을 주로 하는 사람”이다.

텔레비전이 나오면서 인기인 성격이 덧붙었다. 품위를 다잡는 훈련과 공부가 따라야 함은 방송 종사자 두루 다를 게 없을 터. 때로 사투리도 부려쓸 수 있다면 더할나위가 없겠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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