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날을 전후해 국내 유명 제약회사의 약품 광고가 여러 신문의 1면에 크게 실렸다. 광고에는 해당 약품의 ‘효능·효과’로 다음의 네 가지를 들었다.
“괴혈병의 예방과 치료”, “임신·수유기 및 병중 병후의 체력저하”, “육체피로, 잇몸출혈, 비출혈, 혈뇨 등의 모세혈관 출혈”, “햇빛·피부병 등에 의한 색소침착(기미·주근깨)”
약품의 ‘효능·효과’ 가운데 첫째로 든 “괴혈병의 예방과 치료”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나머지는 이상하다. 거꾸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신·수유기 및 병중 병후의 체력저하”가 약의 효능 또한 효과라니 말이 안 된다. 보는 사람이 알아서 이해하기는 하겠지만, 표현 그대로 해석하면 “이 약을 먹으면 임신·수유기나 병중 병후의 사람의 체력이 저하된다”는 뜻이 된다. 나머지도 마찬가지로 “모세혈관의 출혈이 일어난다”, “색소가 침착된다”로 해석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효능·효과’라고 해놓고 ‘적응증’을 나열해 놓았기 때문이다. ‘효능’은 효험을 내는 성능을, ‘효과’는 보람 있는 결과를 말한다. 약을 먹고 얻을 수 있는 효험 또는 좋은 결과가 ‘효능·효과’인데, 이 약이 적용되는 질환이나 증세, 즉 적응증을 들고 있기 때문에 거꾸로 되었다. 세 가지 ‘효능·효과’ 뒤에는 ‘예방과 치료’를 붙여야 한다. 아니면 ‘효능·효과’를 ‘적응증’으로 바꾸고 첫째로 든 “괴혈병의 예방과 치료”에서 ‘예방과 치료’를 빼고 ‘괴혈병’으로만 하면 반듯하다.
우재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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