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는 아이들 세계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한 취업포털의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2975명 가운데 45%가 “직장 내 왕따가 있다”고 답했다. 왕따 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한 것은 전체의 61%에 달했다. 포털 지식검색 서비스에는 직장 내 왕따 문제로 고민을 토로하는 글이 수백 건 쌓여 있다. 현재 방영중인 한 지상파 드라마에서도 직장 내 왕따가 소재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반향을 불러왔다.
왕따를 당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크게 개인적인 요인과 외부적인 요인으로 나뉜다. 주로 내성적이고 원칙을 중시하는 성향의 사람들이 왕따를 당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에선 개인의 문제보다는 조직의 특성상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메디웰병원 안주연 원장(정신과 전문의)은 “한국 사회는 노멀(정상)의 범주가 너무 좁다”며 “서구 기준에선 전혀 문제가 없는 성격임에도 한국 조직문화에선 왕따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안 원장은 “학생들과 달리 어른들 사이에서의 왕따는 노골적인 폭력보다 은근한 따돌림(속칭 ‘은따’)이 많으며, 이를 터놓고 얘기할 상대가 없어 정신적으로 더욱 극심한 고통 상태에 빠진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번 ‘낮은 목소리’의 주제는 ‘직장인 왕따’다. 개인 사례를 그대로 보도할 경우 사생활 노출의 문제가 있어 취재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김희연이라는 30대 초반 여성 직장인을 가상으로 설정했다. 기사에 나오는 사례들은 실제 직장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연재낮은 목소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