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 가말 압델 나세르(1918~1970). 외세를 몰아낸 민족지도자라는 평이다. 밝은 면만 있지는 않다. 쿠데타로 데뷔했고 종신토록 독재자였다. 나세르의 후계자라던 이집트 정치군인들은 그나마도 아니었다. 민심을 다 까먹은 무바라크는 2011년 혁명으로 쫓겨났다. 그러고도 2년 만에 군부가 얼굴을 내미는 걸 보면, 나세르는 그림자도 길다.
나세르를 닮겠다던 정치군인은 한국에도 있었다. 1963년 박정희의 책, <국가와 혁명과 나>. 나세르의 ‘애굽(이집트) 혁명’을 본받을 사례로 꼽았다. 이집트에 드리운 과거사의 그늘이 우리한테도 낯설지 않은 까닭일까? 나세르의 긍정적인 면도 제대로 들여왔는지를 물어야겠지만.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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