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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글살이] 윤석열

등록 2013-11-17 19:06

국회 청문회에서 불거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 문제’로 논란의 중심이 된 ‘윤석열’ 여주지청장과 관련한 문의가 있었다. ‘중징계 대상’, ‘국회 청문회 공방’ 따위의 것은 아니었다. “사람은 하나인데 이름의 소릿값은 전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니 어찌된 일인가”였다. 신문이야 활자로 ‘찍어 내면’ 그만이지만, ‘소리 내야’ 하는 방송은 따져야 할 게 또 있는 것이다. 뉴스 여러 꼭지를 찾아 들어보니 얘깃거리가 될 만했다. 누구는 [윤성녈]이고 누구는 [윤서결]. 방송사마다 차이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한 방송에서 달리 발음할 때도 있었다.

사람 이름의 발음은 쉽고도 어려운 문제다. 먼저, 한자 이름을 밝혀야 바른 소릿값을 알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표기는 ‘석열’로 했지만 한자가 ‘렬’(烈, 洌…)이면 ‘석렬’로 보고 읽어야 한다. ‘격렬[경녈], 직렬[징녈]’처럼 [성녈]이 되는 것이다. 여주지청장 이름은 ‘윤석열(-錫悅)’이니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 경우 ‘(문)법’에 바탕을 두고 답하면 [윤서결]이 맞다. “이름 ‘석열’은 ‘ㄴ’음 첨가가 일어날 환경이 아니므로 [윤서결]로 발음하는 것이 적절하다”(‘온라인 가나다’)는 국립국어원의 의견을 따르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이제, 어려운 문제가 남았다. ‘법’이 만능은 아니기에, 한 자 한 자가 뜻을 담고 있는 이름의 한자(漢字)를 ‘독립 단위’로 보는 주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석+열’은 ‘한자어 받침 뒤에 ㄴ을 첨가해 발음’(표준어 규정 29항)하고 ‘받침 ㄱ은 ㄴ, ㅁ 앞에서 [ㅇ]으로 발음’(같은 규정 18항)되어 [성녈]이 된다. 어느 잣대를 들이대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것이다. 여기서 끝? 아니다. ‘법’과 ‘주장’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 있다. 당사자가 바라는 것을 따른다는 것이다. 한자의 뜻대로 법관을 거친 유력 정치인 ‘우(祐, 도울)+려(呂, 법·음률)’의 이름을 ‘-우여’로 쓰고 읽는 것처럼 말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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