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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태권의 인간극장] 흥선대원군의 갑오년 (1820~1898)

등록 2014-01-10 18:49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대원군은 의외로 젊었다. 권력을 잡았을 때 나이가 마흔넷. 오십대 중반에 물러났다. 절대반지에 홀린 호빗처럼 권좌를 되찾고 싶었다. 시간이 흐르며 집착은 커졌다. 임오군란(1882년)으로 정계에 복귀했으나 잠시뿐이었다. 120년 전 갑오년(1894)에는 아들 고종이 쫓겨나기를 바란 것 같다. 농민군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을 얹으려던 걸까. 이듬해에는 며느리 명성황후를 잔인하게 암살한 일본과 손잡는 일도 거절하지 않았다. 무서운 노욕이다. 기득권에 맞서던 젊은 개혁가의 모습은 사라지고, 흘러간 옛 정치에 집착하는 노정치인의 이미지로 남았다. (요즘 ‘기춘대원군’이란 별명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건 그래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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