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지난주 와이에스 이야기를 하다 보니 1992년 초원복집의 음모 사건이 기억났다. 이때 정부 기관장들을 모아놓고 관권선거 공작을 꾸미던 공작정치가 김기춘은 지금 정권 실세가 됐다. 막장드라마 주인공보다 흥미진진한 캐릭터다.
진작부터 만들어보고 싶은 얼굴이었다. 그런데 완성품이 너무 분위기 있게 나왔다. 어둠 속의 음험한 실력자 ─ 만들 때 느낌은 그랬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니 그는 이런 정도의 인물이 못 된다. 그가 주도한 20년 전의 음모도 사실은 중간에 들통나 실패한 공작이었다. 지금도 인선이건 내정이건 이 사람과 엮인 일은 무능하다고 욕만 먹는다. 느낌은 대단한데 생각해보면 허탈하다는 점 역시 영락없는 막장드라마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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