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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삶의 창] 21세기의 꿈, 세월호의 기적⑦ / 도법

등록 2015-06-12 18:21

“…지리산에 와서 세월호 기도단을 만날 줄은… 이제 잊자는 이, 기억하자는 이 모두 ‘잊지 않을게, 달라질게’ 하고 함께 약속했던 기적 같은 첫 마음으로 하나 되길… 오늘 하루 이웃들의 안전을 위해… 새로운 내가, 새로운 대한민국이 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과 문제제기는 넘쳐납니다. 그 지적이 모두 옳습니다. 하지만 각자 삶의 현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제안이나 권유는 보이지 않습니다. 진정 오늘 무엇을 어찌해야 되나요… 국민은 알고 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묵묵히 앞으로 나아간다… ‘5·18 엄마가 4·16 아들에게’라는 세월호를 주제로 한 시집 제목이 의미심장합니다….”

국민의 한이 풀리는 세월호, 국민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세월호의 길을 찾고자 실상사 천년 목탑지에 304개의 태양광등으로 만든 천일기도단(壇)에 왔네. 위에 인용한 것은 그곳에 남겨진 기도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싶어 몇 가지를 옮긴 것이네.

친구야,

어디에 앉을까 하고 두리번거리는 사이에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어둠은 소리 없이 내려와 있네. 어둠이 무슨 신호인지, 기도단 저쪽 모퉁이에서 아기별이 반짝하고 빛나네. 기다렸다는 듯이 이쪽 모퉁이에서도 반짝하고 손짓하네. 민지도 반짝, 은별이도 반짝, 상준이도 반짝, 민우도 반짝, 나도 나도 하며 놀이하듯이, 경쟁하듯이 곳곳에서 반짝반짝 빛나네. 까르르 웃음을 쏟아내며 오는 듯도 하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오는 듯도 하네.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된 304인 모두가 어둠에 잠긴 기도단에 내려와 앉아 있네. 빛나는 별들로 가득한 기도단은 경이롭네. 아름답네. 평화롭네.

친구야,

세월호가 일으키는 기적 두 가지를 이야기하려고 하네. 하나는 지리산 천일기도이네. 지금 지리산 지역엔 두 곳에 기도단이 마련되어 있네. 한 곳은 여기 남원 실상사에 있고, 다른 한 곳은 천주교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산청의 한센인 공동체 ‘성심원’에 있네. 천일기도는 여러 종교인들과 일반주민들이 형편 되는 대로 기도단에 와서 자기 방식의 기도를 하면 되네. 물론 세월호 유족들과 뜻을 함께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네. 그들의 한이 녹아내리도록 그들의 염원이 실현되도록 하고자 차분하고 긴 호흡으로 한다고 하네. 그리고 매달 모두 함께 지리산 지역의 교회, 성당, 교당, 사찰, 마을, 학교 등에서 세월호 기도 또는 문화제를 하네. 작은 이야기 마당을 통해 생명 중심, 안전 중심의 우리 지역, 우리나라를 만들기 위한 길 찾기도 하고 있네.

다른 하나는 작은 도서관 운동을 하는 서울 시민 이야기네. 우리나라는 영세중립국으로 가야 된다는 바람을 갖고 공부하는 모임에서 만난 아줌마이네. 빛고을 광주 천일순례 이야기를 듣고 서울에서도 천일순례를 하고 싶다고 나섰네. 광주 순례는 지난 6월5일이 200일이 되었네. 세월호 유족들의 바람과 유승민 의원의 발언 내용을 종합하여 그 내용이 현실로 실현되도록 하기 위해 아이들과 아줌마들이 서울 천일순례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네.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그 어떤 이유(이념)이든, 그 누가 상대(진영)이든 분노와 증오 없이 인간적 관심과 애정과 평온함으로 우리의 한이 풀리는 세월호, 우리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세월호가 되도록 함으로써 ‘잊지 않을게, 값지게 할게, 달라질게’ 하고 아이들에게 한 그 약속을 지키도록 하는 천일순례를 논의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네. 어떤가. 대단히 희망적이지 않은가.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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