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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삶의 창] 21세기의 꿈, 세월호의 기적 ⑩ / 도법

등록 2015-09-04 18:32

친구야,

얼마 전 세월호 500일도 지나고, 지리산 천일기도도 일년맞이를 했네. 되짚어 보니 하나의 주제로 글 쓴 지도 벌써 열달이네. 불현듯 일년맞이, 열달맞이의 일환으로 세월호가 일으킨 기적, 지리산 천일기도의 첫 마음이 무엇인지 짚어보고 싶어졌네.

“‘미안해, 잊지 않을게’ 하고 온 국민이 함께 울었던 너무나 인간적인 따뜻한 첫 마음, ‘반드시 헛되지 않고 값지게 할게’ 하고 온 국민이 함께 약속했던 거룩한 첫 마음으로 가신 분들을 깊이 추모하고 언제나 유가족과 함께하고자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리산 천일기도는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질문과 과제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솟대입니다. 국민의 가슴에 꿈틀대는 분노, 절망감을 떨치고 일어나 문제를 긴 호흡으로 다루어 가도록 돕는 무대입니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 내 삶과 우리 사회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새로운 다짐의 광장입니다. 생명 가치, 공동체 가치를 중심 가치로 삼는 희망찬 대한민국을 찾아가는 우리 모두의 세월호입니다.”

하나 더 옮겨 보겠네. ‘생명평화 깃대, 빛 304’ 안상수, 장영철, 마고, 신믿음이 함께 304개 대나무로 천일기도소를 건립하고 천년목탑지에 304개 등불로 천일기도단을 꾸미고 그 가운데 천일기도 깃발을 세우고 그 뜻을 밝힌 글이 있네.

“실상사 목탑지에는 생명평화 깃대와 세월호 희생자를 상징하는 304개의 빛을 두어 어둔 밤을 밝힌다.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우리 시대의 따뜻한 마음을 모으고 그것을 담은 상징으로 깃발을 만들어 깃대 위에 달았다. 304개의 빛이 애도와 기억의 의미라면 생명평화 무늬 깃대와 깃발은 기원과 희망의 의미이며 기도단은 그 모든 것을 껴안은 어머니 마음이다.”

친구야,

세월호가 일으킨 기적의 첫 마음 안에 우리가 가야 할 큰길이 때를 기다리고 있었네. 최근 기적이 꿈틀꿈틀하며 우리 곁으로 다가왔네. 첫 마음에 담긴 자애로운 지혜로 세월호의 아픔을 값지게 하는 길 찾기의 발걸음이 벌써 시작되고 있네.

며칠 전 ‘세월호, 원효에게 길을 묻는다’는 문제의식으로 <발원>의 저자 김선우와 광주시민상주모임 이민철과 붓다로살자 모임 정웅기가 만나 의기투합했네. 그들의 문제의식을 옮겨 보겠네.

“세월호 희생을 헛되지 않고 값지게 하려면 대한민국의 역사가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확연하게 구분되도록 변화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더 넓고 깊고 다양한 시각으로 세월호 희망 찾기 이야기가 사회 전반에 흘러 넘쳐야 하고, 그 흐름을 만들어내야 우리의 삶과 사회의 변화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때마침 요석 그리고 원효의 삶과 꿈을 다룬 소설 <발원>이 출간되었습니다. 출판을 계기로 작가 김선우 시인과 뜻있는 분들이 함께 마음을 내어 민족의 스승 원효에게 길을 묻는 형식으로 국민적 지혜와 뜻을 모아 세월호 희망의 길을 찾고 만들었으면 합니다.”

‘발원 콘서트’의 참뜻은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 같은 움직임이 전국 도처에 나타나게 하는 것. 공연을 보고 시민들이 저마다의 지역과 마을로 돌아가 시민상주활동을 하고 싶게 마음 깨우는 것, 그리하여 우리 모두 세상을 아름답게 꾸미는 꽃이 되자 너도 꽃 나도 꽃 우리 모두 꽃. 너도 요석 나도 원효, 너도 나도 세월호 시민상주가 되어 세월호 희망을 꽃피우자. 우리 모두 꽃이 되는 길을 가자.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친구야,

세월호가 일으키는 기적이 참으로 놀랍네. 그 앞에서 내가 보탤 것은 아무것도 없네. 그저 묵묵히 부름을 따를 뿐, 자네도 함께하길 비네.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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