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그의 작품을 도판을 통해 처음 봤을 때, 대학생이던 나는 당황했다. 이런 훌륭한 작가를 왜 나는 몰랐나? 그의 존재를 철저히 숨겨온 기성세대에 배신감을 느꼈다. 군부독재 시절 ‘국정’ 한국사는 늘 이랬다. 뛰어난 인물도 업적도 저희 입맛에 안 맞으면 숨기느라 급했다.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모처럼 열린 이쾌대 전시. 대표작뿐 아니라 편지와 드로잉, 그가 읽고 연구하던 외국 화집도 전시되어 있다. 가족을 그린 습작 앞에서, 한국 현대사에 휘둘린 그의 인생이 떠올라 눈물이 돌았다. 이번 일요일(11월1일)이 전시 마감이라니 아직 못 보신 분은 놓치지 마시길.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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