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두달 만에 37%까지 떨어졌다고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20일 공개했다. 이 수치는 1930년대 말 갤럽이 미국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취임 첫해 지지율로는 전례 없이 낮은 것이라고 한다. 해리 트루먼이 1952년 2월에 기록한 22%가 역대 대통령 지지율 중 가장 낮은 수치였지만, 그때는 재선 마지막 해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취임 첫해 지지율이 가장 낮았던 이는 1981년의 로널드 레이건과 1989년의 아버지 조지 부시로, 둘 다 51%였다.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명예 퇴임할 무렵(1973~74년)의 평균 지지율이 34.4%였으니, 트럼프의 지지율이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다.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꼭 훌륭한 대통령이라 말할 수는 없다. 다만, 국민과의 소통에 얼마나 성공했는지를 보여주는 징표는 될 수 있다. 지금 미국민은 트럼프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선 한국갤럽이 1988년부터 정기적으로 대통령 지지율을 조사해왔다. 박근혜 대통령 이전까지 가장 낮은 지지율 기록을 보유한 건 김영삼 대통령이었다. 외환 위기의 수렁에 빠진 1997년 4분기 지지율이 불과 6%였다. ‘넘사벽’일 것 같던 이 기록은 박근혜 대통령이 깼다.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 박 대통령 지지율은 4%까지 추락했다.
대통령 탄핵은 헌법과 법률에 따른 것이기에 지지율과 직접 관련이 없다. 하지만 국민적 지지가 높은 대통령을 국회가 탄핵하기란 정치적으로 매우 어렵다. 미국에서 ‘트럼프 탄핵론’이 고개를 드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트럼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과 반이민 행정명령이 탄핵론의 근거지만, 이걸 확산시키는 동력은 매우 낮은 지지율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당할 때 지지율은 5%였다. 트럼프 지지율이 얼마나 떨어졌을 때 미 하원에서 탄핵안이 발의될까, 궁금하다.
박찬수 논설위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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