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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삶의 창] 여행 고수와 일자리 창출 / 나효우

등록 2017-11-17 17:42수정 2017-11-17 19:50

나효우
착한여행 대표

서울 성수동 힐링여행 프로그램에 초대 문자메시지를 받고 잠시 망설였다. 게으르고 싶은 주말이다. 그러나 성수동 골목길도 궁금하고 힐링여행 고수에게 한 수 배우고 싶어서 결국 길을 나섰다. 모임은 서울숲공원 부근 카페에서 시작했다.

참가자들이 많지 않았지만, 단출해서 오히려 좋았다. 간단한 자기소개가 끝나고 명상법을 배웠다. 색깔이 다른 카드를 선택하면 자신의 성격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준비한 요가 매트를 들고 서울숲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골목길에는 몇년 사이에 재미난 가게들이 많이 들어서 있었다. 낯선 골목에서 나는 은은한 커피 향과 갓 구운 빵 냄새는 여행 기분을 나게 했다.

우리는 몇몇 가게 주인들에게 가게 이야기를 들으면서 먼 나라 여행지에 온 것처럼 고개도 끄덕이고 온화한 미소로 인사를 나누었다. 서울숲공원 한편에 자리 잡은 우리는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흠뻑 받으며 눈을 감기도 하고 눕기도 했다. 번잡한 도시에서 숲과 자연, 그리고 잠시나마 잊고 있는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여행은 이처럼 특별한 재능을 가진 여행 고수의 안내 덕분이었다.

요즘에는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여행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녹번동 산골마을에 가면 2시간여 동안 마을 골목길을 돌면서 에너지자립과 도시재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야기만 잘하면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를 지내며 맛난 마을 밥상을 맛볼 수도 있다. 부산에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마을 여행을 만들어가는 핑크로더의 예술여행을 체험할 수 있다. 제주도에서는 청년들이 모여 스마트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중국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기도 했다.

기존에 볼 수 없는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창업을 주도하는 사람들, 새로운 여행 고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기존 관광과 다르게, 여행을 새롭게 해석하고 만드는 여행 고수들과 관광사업체들은 미래의 새로운 관광산업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서일까, 한국고용정보원의 ‘관광산업의 고용변화와 인력수요 전망’에 따르면, 2014년까지 관광산업 종사자 수는 연평균 3%의 꾸준한 성장을 보였다.

여기서 잠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최근 문체부가 발표한 자료에는 관광산업 종사자 수가 26만여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국고용정보원 자료를 보면 그 수치는 많은 차이가 있다. 국제표준산업분류를 근거로 하면 한국의 관광산업 종사자는 230만여명에 이른다.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통계청 분류로는 관광산업의 총 종사자 수가 500만여명이다. 총 산업 종사자 수의 25.2%를 차지한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문체부의 관광산업 종사자 수치의 근거는 1975년 처음 제정된 관광진흥법의 7개 업종 분류로 제한된다. 관광진흥법에 따른 관광산업은 등록, 허가, 신고, 지정된 사업체에 한정되기 때문에 관광산업의 실질적인 규모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게다가 새로운 유형의 관광 일자리를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참고로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관광산업으로 창출되는 직간접적인 일자리는 세계 일자리의 9%에 해당한다. 다양한 문화관광 콘텐츠를 갖고 새로운 미래 관광을 이끌 잠재력이 있는 사람들과 사업체들, 그들이 만든 상품들이 질 좋은 서비스로 지속가능하도록 미래 관광 육성 교육과 컨설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중앙정부의 관광산업 정책지원 구조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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