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주주통신원의 눈] 사랑하지만 때론 섭섭하다 ‘한겨레’ / 이강윤

등록 2019-03-27 17:06수정 2020-03-25 17:47

“그것 봐라, <한겨레> 좋아하더니!” 며칠 전 아내는 한겨레신문사 창간주주이자 31년 독자인 나를 조롱했다. 택시기사로 한겨레를 택시에 싣고 다니며 타는 손님에게 홍보하는 일은 사랑의 발로였다. 그랬던 내가 최근 한겨레를 강하게 비판하니 아내의 반응은 당연할 수 있다.

정부와 여당, 택시와 카풀 업계는 지난 1월부터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만들어 카풀 문제를 논의해왔고 지난 7일 합의안을 발표했다.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나로선 당연히 초미의 관심사였다. 관련된 모든 소식은 한겨레를 통해 봤고 한겨레의 입장에 특히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4차 산업’ ‘공유경제’ 등의 기사는 많았는데, 택시종사자들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다.

지난해 말 한겨레는 ‘이재웅 혁신성장본부장 4개월 만에 사임 “공유경제 한발짝도 못 나가 아쉽다”’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냈다. 반면 1월9일 카풀에 반대한 개인택시기사 임정남씨 분신 사건은 다음날치에 싣지 않았다. 민주당의 ‘카풀 태스크포스’ 소속인 한 의원 보좌관이 ‘카카오’로 이직한 사실과 카카오 카풀이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을 금지하는 현행법 위반이라는 점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대체로 택시종사자들을 혁신의 걸림돌로 보는 것 같았다.

그동안 한겨레 보도에 불만을 품고 구독 중지한 주주들을 만나면 “한겨레가 개인 흥신소도 아닌데 자기 일을 해결해주지 않는다고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해왔지만, 내가 그런 입장에 서고 보니 그들을 이해할 법도 했다. 그렇다고 주주들이 한겨레 보도에 압력을 넣거나 영향을 주는 것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모든 면에서 균형 잡힌 보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해관계자가 분명히 존재하고 권력관계를 의심할 만한 일에는 더욱 세심한 관심을 갖고 보도해야 한다. “한겨레가 택시업계를 적폐로 몰아간다”는 오해를 사지 않으려면 카풀 문제에 대해 더 풍부하고 다각적인 보도로 ‘진짜’ 사회적 대타협이 되도록 방향을 제시해주기 바란다.

이강윤 서울지역 개인택시 기사 kangyun85@hanmail.net

※세계 유일의 국민주 언론 <한겨레>에는 7만명의 주주가 있습니다. 누구나 한겨레 주주가 될 수 있고, 주주로서 <한겨레:온>(www.hanion.co.kr)에 가입하시면 주주통신원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이승만·박정희를 국립묘지에서 파묘하라 [왜냐면] 1.

이승만·박정희를 국립묘지에서 파묘하라 [왜냐면]

[홍세화 칼럼] 마지막 당부: 소유에서 관계로, 성장에서 성숙으로 2.

[홍세화 칼럼] 마지막 당부: 소유에서 관계로, 성장에서 성숙으로

[사설] 여당·보수단체 민원이 100%, 이런 선방위 필요한가 3.

[사설] 여당·보수단체 민원이 100%, 이런 선방위 필요한가

이대로 3년 더 갈 수 있다는 오만과 착각 [아침햇발] 4.

이대로 3년 더 갈 수 있다는 오만과 착각 [아침햇발]

[사설] ‘채상병 사건’ 회수 몰랐다는 이종섭, 대통령실이 했나 5.

[사설] ‘채상병 사건’ 회수 몰랐다는 이종섭, 대통령실이 했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