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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영공의 넓이×높이

등록 2019-08-05 18:11수정 2019-08-05 19:03

영공은 한 국가의 주권이 배타적으로 미치는 공간이다. 1944년 12월 미국 시카고에서 채택된 국제민간항공협약 1조는 “각 국가는 영공에 대해 완전하고 배타적인 주권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제법적으로 외국의 항공기는 해당 국가의 승인 없이 들어올 수 없는 공역이다.

영공의 수평적 범위, 넓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영토와 영해 위의 상공이다. 영해가 해안선에서 12해리(22.2㎞) 떨어진 해상까지의 수역을 가리키니까, 영공은 타국에 접한 국경선과 12해리 해상에서 수직한 선 안쪽의 하늘을 뜻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수직적 범위, 높이에 대해선 아직 국제적 합의가 없다. 통상 영공의 범위는 대기권까지이고 그 바깥의 외기권(또는 우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문제는 어디까지가 대기권이고 어디부터 외기권이냐다.

국제항공연맹(FAI)은 고도 100㎞(일명 ‘카르만 라인’)를 기준으로 삼는다. 독일, 프랑스 등은 이를 준용해 고도 100㎞까지 영공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은 이와 달리 고도 80.5㎞를 경계로 잡고 있다. 또 미국은 “영공의 높이를 확정하면 우주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높이의 설정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영공은 국제법과 무관하게 방공 능력과 함수관계에 있다. 영공의 배타적 권리는 영공 침범을 격퇴할 능력이 없으면 있으나 마나 한 권리가 되기 십상이다.

미국은 1950년대 중반 소련의 전투기와 미사일이 닿을 수 없는 고도 21㎞까지 올라가 나는 ‘U-2 정찰기’를 개발해 소련 영공을 드나들었다. 소련이 이를 지켜만 보던 상황은 1960년 5월 U-2 정찰기를 S-75(SA-2) 미사일로 격추하면서 막을 내렸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스파이 브릿지>는 당시 추락한 U-2 조종사를 포함한 미-소 간 포로교환의 막후 협상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얼마 전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공군 전투기가 경고사격까지 하는 단호한 대처와 외교적 항의로 마무리됐지만, 자칫 한반도 주변이 미국과 중·러 간 대립의 최전선이 되는 전조는 아닌지 경각심이 요구되는 때인 것 같다.

박병수 논설위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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