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전현충원은 대전시 유성구 현충원로 251에 있는 부지 322만㎡의 국립묘지다. 애국지사, 국가유공자, 장병, 경찰관, 일반 묘역이 조성돼 있고 안장 능력은 6만3250기다. 서울시 동작구 동작동의 서울현충원 안장 능력이 한계에 다다르자 1979년 4월 착공해 1985년 완공했다. 착공 당시 국립묘지관리소 대전분소로 출발해 91년 대전관리소, 96년 현재의 대전현충원으로 승격됐다.
현재 국립묘지는 11곳에 이른다. 1953년 국군묘지로 조성을 시작한 서울현충원을 비롯해 4·19민주묘지와 3·15민주묘지, 5·18민주묘지, 신암선열공원, 그리고 화장한 유골을 봉안하는 임실·이천·영천·산청·괴산 호국원 등이 있다. 국립묘지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다수는 서울현충원에 묻히고 싶어 한다. 수도 서울에 있고,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등 전직 대통령이 안장돼 상징성이 큰 까닭이다.
문제는 서울현충원이 조성 당시 수용 한계인 5만4562기를 모두 소진해 만장 상태라는 것이다. 공간 부족을 고심하던 서울현충원은 2006년부터 납골묘 형태의 충혼당을 만들어 유족의 희망에 따라 유골을 봉안했다. 2만4710기의 충혼당 역시 거의 다 찼다.
백선엽 전 육군 대장의 대전현충원 안장이 논란이다. 문재인 정부가 6·25 전쟁영웅을 지방 국립묘지로 홀대했다는 것이다. 시대착오적인 서울 중심주의일 뿐이다. 대전현충원도 법률에 따라 합당한 예우가 갖춰진 국립묘지다. 백 장군 유족도 “대전도 대한민국”이라며 “대전현충원 안장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2013년 고인이 된 월남전 파월 한국군 사령관 채명신 장군의 서울현충원 안장 등 예외가 있다고 주장한다. 채 장군은 장군 묘역을 포기하고 베트남전 전사 장병과 함께하겠다는 유언을 남겨, 화장한 뒤 사병 묘역에 묻혔다. 일제강점기 독립군을 토벌하는 일본군 간도특설대에 몸담은 행적이 분명한 백 장군은 대전현충원에 묻힐 자격도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진정한 추모와 존경은 매장 장소가 아닌 국민의 마음에 달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향인 경남 봉하마을에 묻혔지만 많은 이들이 해마다 그를 찾고 기린다. 반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은 서울현충원 드넓은 묘역에 안장됐지만 분향·참배조차 끝없는 시빗거리가 된다.
신승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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