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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오철우의 과학풍경] 밤하늘 붐비는 인공위성의 빛공해

등록 2021-04-06 17:02수정 2021-04-07 02:08

오철우 ㅣ 서울과학기술대 강사(과학기술학)

지구 주변 우주 공간이 인공위성으로 붐빈다. ‘붐빈다’는 말은 과장된 표현이지만 그 변화의 가속도를 생각하면 이해될 만도 하다. 1957년 처음 지구 저궤도에 스푸트니크 1호가 오른 이래, 위성은 근래 십수년 동안 빠르게 늘어나 2021년 1월 현재 운영 중인 위성만 3372개에 달한다(미국 참여과학자연맹 집계). 버려진 위성, 우주발사체 부품, 작은 조각 쓰레기들까지 합하면 지구 궤도에 떠 있는 우주 물체는 수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사회에서 위성은 통신과 관측 등에 필수로 쓰이지만, 그 수가 급증하면서 이제는 위성의 빛공해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밤하늘을 탐사하는 천문학자나 아마추어 천문인에게 특히나 걱정거리다. 빛을 반사하거나 산란하는 위성과 우주쓰레기가 늘면서 밤하늘이 조금씩 밝아지고, 이런 빛공해가 밤하늘을 예전과 다른 환경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영향은 얼마나 될까? 우주 인공물체의 빛공해가 어느 수준인지를 계산한 연구 결과가 지난달 29일 영국 왕립천문학회 학술지에 보고됐다. 연구진의 논문을 보면, 위성과 우주쓰레기의 빛 반사와 산란으로 인해 지금 밤하늘은 본래 자연의 밝기보다 10%가량이나 더 밝아진 것으로 추산됐다. 이 정도 변화는 사실 쉽게 알아채기 힘들지만, 고해상도 관측 영상에서 인공물체가 밝은 점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맨눈 관측에서 전에 없던 뿌연 별 무리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한다.

인공위성 시대에 캄캄한 밤하늘을 지붕으로 삼은 천체 관측의 명당자리를 찾기는 갈수록 어려워질 듯하다. 1979년 국제천문연맹(IAU)은 빛공해가 자연 밝기의 10% 이내인 곳을 천체 관측소 입지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밤하늘 빛공해는 이미 ‘레드라인’에 도달했거나 그것을 넘어섰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한다.

위성은 계속 늘어나고, 특히 상업용 위성은 빠르게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는 소형 위성 1만2000개를 지구 궤도에 올려 지구 전역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링크’ 사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위성 1300여개를 올렸다. 물론 빛공해 효과를 대폭 줄인 위성체를 만드는 연구·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어두운 밤하늘을 어떻게 보존할 것이냐는 인공위성 시대에 지구의 또 다른 환경문제가 됐다.

“별이 총총한 밤하늘은 축복이며,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이로운 공동 유산으로서 세계 어디에서나 보호 대상이다.” 빛공해 줄이기 운동을 펼치는 ‘국제 어두운 밤하늘 협회’(IDA, darksky.org)는 5~12일을 어두운 밤 주간으로 정해 여러 행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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