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11월24일 이른 아침 미국의 고고인류학자 도널드 조핸슨은 3년간의 탐험 끝에 에티오피아 아와시강 근처에서 인류의 기원을 밝혀줄 ‘이브’의 뼈를 찾아낸다. 그날 밤 자축파티에는 비틀스 노래 ‘다이아몬드와 함께 있는 하늘의 루시’가 꽝꽝 울렸다. 320만년 전의 직립인간에게는 ‘루시’라는 이름이 붙었다. 199...
“강 선생, 이번 말글살이 주제는 뭡니까.” 해외 출장지까지 일거리 짊어지고 온 내게 함께 길 떠나온 이가 한 말이다. 아, 이번주 주제? “이번주에 할 얘깃거리는 ‘이곳’의 이야기…”라 답했다. 여기 며칠 머무는 동안 나라와 도시 이름을 헷갈리는 이들을 여럿 보았기에 떠올린 글감이다. 이곳은 어디일까. 다음에 늘...
판소리 춘향전 가운데 가장 비장한 장면 중의 하나는 춘향이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했다가 형틀에 묶여 곤장을 맞는 대목이다. “일조낭군 이별 후에 일부종사 허라는데 일편단심 먹은 마음 일시일각 변하리까….” 춘향은 매 열 대를 맞을 때까지 그 맷수에 운율을 맞추어 자신의 절개와 지조를 절절이 엮어 나간 뒤 삼십 ...
고등학교 3학년과 대학 1학년 사이, 그 한두달의 차이가 대한민국처럼 극적인 나라도 드물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을 시발로 학생인권조례가 생겨나면서 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불과 두어달 전까지 상고머리 혹은 귀밑 몇센티미터의 머리 길이를 하던 학생들은 요란한 파마에 염색을 하고 신입생 파티에서 원 없이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