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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20년 안에 ‘기후재앙 임계점’, 탄소감축 더 속도 내야

등록 2021-08-09 18:54수정 2021-08-09 19:06

IPCC, ‘지구 온도 1.5도 상승’ 늦어도 2040년 도달
3년 전 보고서보다 예상 시기 10년 이상 앞당겨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속도에 인류 생존·미래 달려
8일 그리스 에비아섬 페프키에서 소방관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페프키/로이터 연합뉴스
8일 그리스 에비아섬 페프키에서 소방관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페프키/로이터 연합뉴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전세계 과학자들이 늦어도 20년 안에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연구 보고서를 내놨다. 불과 3년 전에 나온 연구 결과보다 예상 시기가 10년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1.5도’는 기후위기의 임계점이다. 이를 넘어서면 기후재앙이 일상화하고, 상황을 돌이킬 수도 없게 된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지금까지 나온 가장 적극적인 탄소중립 시나리오조차 다시 짜야 할지도 모른다. 느려터진 우리 정부의 대응을 떠올리면 갑갑한 가슴이 더욱 옥죄어온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아이피시시)는 9일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를 담은 ‘아이피시시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는 66개국 과학자 234명이 전세계에서 만들어진 기후변화 관련 논문·자료 1만4천여건을 참고해 작성했다고 한다. 최신 정보와 기술을 이용한 과학자들의 집단지성으로 만들어진 보고서인 만큼 여느 연구들보다 신뢰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보고서가 보여주고 있는 수치들은 하나같이 엄혹하고 암담한 것뿐이다.

이번 보고서는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아지는 시기를 2021~40년 사이로 제시하고 있다. 앞서 2018년 아이피시시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가 제시한 2030∼52년보다 10년가량 앞당겨졌다. 향후 온실가스 배출량 시나리오 등에 따라 범주가 20년쯤이나 벌어지지만, 어느 시나리오를 따르더라도 2040년에는 1.5도 상승에 도달할 거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1.5도 도달의 의미가 특정 연도가 아닌 10~20년 평균임을 고려하면, 그 시기는 2030년대 중후반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비유가 한가해 보일 정도다.

보고서를 보면, 2011~20년의 10년치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1.09도 올랐다고 한다. 2013년에 나온 제5차 제1실무그룹 보고서는 2003~12년 평균치가 산업화 이전보다 0.78도 높았다고 발표했다. 인류가 기후위기 걱정을 하며 이런저런 실행계획을 쏟아낸 8년 사이에도 0.31도나 더 올라간 셈이다. 온실가스는 배출량을 줄이더라도 한번 배출되면 사라지지 않고 대기 등에 차곡차곡 쌓인다. 보고서가 제시한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시나리오를 따르더라도 탄소중립은 2050년께 도달한다. 1.5도 임계점을 넘고도 10년 남짓 지난 뒤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얼마나 빠르게 줄이느냐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 이런 절박함에 비해 우리 정부와 산업계의 대응은 너무 안이하다. 탄소중립위원회가 지난 5일 발표한 3개 안의 ‘탄소중립 시나리오’ 가운데 1안과 2안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포기한 거나 다름없고,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3안마저 석탄발전의 퇴출 시점을 명시하지 못했다. 오는 11월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크게 높여 보고해야 한다.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생존을 위한 것이다. 중요한 건 실행임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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