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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ICBM 이어 ‘초대형방사포’로 청주·군산 겨냥한 북

등록 2023-02-20 18:34수정 2023-02-21 02:38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31일 초대형 방사포 ‘증정’ 행사에서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31일 초대형 방사포 ‘증정’ 행사에서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 이틀 만에 20일 한국을 겨냥한 “전술핵 공격 수단”이라며 단거리 탄도미사일(초대형 방사포) 2발을 동해로 쐈다. 3월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빌미로 북한은 한국과 미국을 번갈아 위협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은 한반도 정세를 악순환에 빠뜨릴 노골적 도발을 멈춰야 한다.

북한은 이날 아침 7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하면서, “600㎜ 방사포를 동원하여 발사점으로부터 각각 계산된 395㎞와 337㎞ 사거리의 가상 표적을 설정”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한-미 연합비행에서 한·미 공군 전투기가 이륙한 청주 공군기지와 군산 미 공군기지를 겨냥한 것이다. 가상 표적이 한-미 공군기지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적의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을 할당해둘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 수단”이라며 노골적으로 위협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번 발사가 전날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한 것이라며 책임을 한·미에 돌렸다. 북한은 18일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거리에 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했고, 이에 대응해 19일 한·미 전투기들이 미국 B-1B 전략폭격기를 호위하면서 연합 비행훈련을 하자 곧바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북한은 한국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도 내놨다. ‘김여정 담화’를 통해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 있다”고 했는데, 태평양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위협과 미국의 양보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런 전술은 한국을 핵으로 공격해도 미국이 본토의 안전을 우려해 한국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할 것이라는 ‘안보 우려’를 확산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교차 도발이 거듭될수록 한국 내 자체 핵무장 여론이 확산되고, 이를 통해 한-미 간에 갈등을 일으키려는 의도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미의 훈련이 거듭될수록 이를 겨냥한 북한의 도발 수위는 높아지겠지만, 어떤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 위태로운 정세가 다가오고 있다. ‘힘에 의한 평화 구현’ 기조를 거듭 강조해온 정부는 북한의 도발 때마다 강경 메시지 발신, 한-미 훈련, 한·미·일 안보 협력 강조를 되풀이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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