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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 은행파산 사태로 커진 불확실성, ‘안정’이 우선이다

등록 2023-03-13 18:28수정 2023-03-14 02:39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에 있는 로고.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에 있는 로고. 연합뉴스

벤처기업을 주고객으로 영업해온 미국 내 자산규모 16위의 대형 은행 실리콘밸리은행이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를 겪다 10일(현지시각) 파산했다. 지난주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과 거래해온 실버게이트은행이 파산한 데 이어, 12일에는 가상자산 기업에 가장 친화적인 은행으로 꼽히는 시그니처은행도 파산했다. 모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영향을 받았다. 실리콘밸리은행은 스타트업 대출이 안 되고, 보유 채권의 가격이 급락해 큰 손실을 본 것이 알려져 뱅크런이 일어났다. 실버게이트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은 금리 인상에 따른 가상자산 가격 하락의 후폭풍에 시달렸다. 이들 은행의 파산은 더 많은 은행 파산이 일어나지 않겠느냐는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정부는 12일 실리콘밸리은행 고객에게 예금 전액 지급 보장 조처를 취했다. 25만달러 보장 한도를 넘어 전액 보장하는 파격적 조처는 은행 파산의 파장이 벤처기업들로 확산되지 않게 하려는 조처다. 이 발표 뒤 열린 아시아 금융시장은 우려했던 것에 비해 차분했다. 하지만 은행 파산이 이것으로 끝이고, 다른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단정지을 순 없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은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미국 채권시장에선 공격적 금리 인상을 할 뜻을 내비쳐온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기대가 일고 있다. 2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목, 금요일 이틀간 연 5.07%에서 4.59%로 0.48%포인트나 떨어졌다. 가상자산 가격이 반등하고, 달러 가치가 떨어진 것도 그런 기대가 커진 까닭이다. 연준의 판단과 시장의 기대 사이에 틈이 커지면 정책을 제대로 펴기가 어렵고 정책 효과도 떨어진다. 우리나라도 미국 통화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상황 변화에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정부가 은행산업 경쟁 촉진 방안의 하나로 ‘스몰라이선스’, ‘챌린저뱅크’ 등 업무 범위를 세분화한 특화은행 설립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 사례도 참고할 만한 사례로 거론됐는데, 정책 결정을 하기 전 실패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 투자은행(IB)을 육성하자며 주가가 급락하던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추진한 적이 있다. 리먼은 한국 정부가 인수를 포기한 뒤 5일 만에 파산했고, 세계 금융위기가 왔다. 단견을 피하고, 멀리 내다보며 ‘안정’을 중시한 경제운용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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