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원전 더 짓자는 윤석열 정부, 훗날 비용 생각은 하는가

등록 2023-07-11 18:09수정 2023-07-12 08:50

2021년 12월29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경북 울진군 북면 한울원자력본부를 방문해 신한울원전 3, 4호기 부지를 둘러 본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 뒤로 보이는 발전소 돔은 한울 1, 2호기다. 울진/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021년 12월29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경북 울진군 북면 한울원자력본부를 방문해 신한울원전 3, 4호기 부지를 둘러 본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 뒤로 보이는 발전소 돔은 한울 1, 2호기다. 울진/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문재인 정부의 ‘장기간에 걸친 단계적 탈원전’ 계획을 폐기한 윤석열 정부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이어, 신규 원전 건설도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속도를 늦추면서 전력수요 증가에 대한 대응의 맨 앞에 원전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에너지 전환 움직임과 동떨어진 방향인데다, 세계 최고 원전 밀집도에 따른 부지 선정의 어려움,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 포화 문제 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단 짓고 보자는 식으로 나서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0일 열린 제29차 에너지위원회에서 “수요 증가에 대비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을 갖추기 위해 원전·수소 등 새로운 공급 여력 확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말은 조심스럽게 꺼냈지만, 신규 원전 건설에 최대한 속도를 내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올해 초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2~2036년)을 내놓았으므로 2년 뒤인 2025년에 차기 계획을 내놓는 게 통상 일정인데, 이번에는 당장 11차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가 올해 안에 내놓겠다는 것이다. 임기 내 신규 원전 건설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목표를 전 정부가 설정한 30.2%에서 21.6%로 하향 수정했다. 그 차이를 메우기 위해 원전 확대에 매달리는 모습이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은 줄이고, 원전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옹호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취하는 태도일 것이다. 그러다가 우리나라가 미래산업인 신재생에너지 기술에서 뒤처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국제사회의 탄소배출 규제 움직임에 우리 기업들이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10기 이상 원전을 운영 중인 11개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의 원전 밀집도가 가장 높다. 500만명이 원전에서 30㎞ 이내에 살고 있다. 활성단층이 있는 울진·경주·울산에 원전이 대거 모여 있는 상황에서 원전을 더 짓자면 부지 선정을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도 영광 한빛원전은 2030년, 울진 한울원전은 2031년, 고리 원전은 2032년이면 포화 상태에 이른다. 당장은 원전의 발전단가가 싸다는 점만을 앞세웠다가 훗날 훨씬 큰 비용을 치르게 되지 않을지 걱정이 크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나는 10년차 베테랑 환경미화원이다 [6411의 목소리] 1.

나는 10년차 베테랑 환경미화원이다 [6411의 목소리]

좌파가 만든 중국 새 국기 오성홍기 2.

좌파가 만든 중국 새 국기 오성홍기

미·러는 진짜 3차 세계대전을 원하는 걸까 [세상읽기] 3.

미·러는 진짜 3차 세계대전을 원하는 걸까 [세상읽기]

아직 ‘한국이 싫어서’ [아침햇발] 4.

아직 ‘한국이 싫어서’ [아침햇발]

의료의 ‘의’ 자도 ‘배추값’도 없던 용산 만찬…밥이 목적이었나? 5.

의료의 ‘의’ 자도 ‘배추값’도 없던 용산 만찬…밥이 목적이었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