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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중 정상회담 불발, 미일 편중외교 우려 커졌다

등록 2023-11-19 18:11수정 2023-11-20 02:43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18일 성남 서울공항에 공군1호기 편으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18일 성남 서울공항에 공군1호기 편으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동안 한중 정상회담을 하지 못했다. 한일 정상회담을 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일본의 정상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관계 관리에 나선 반면 윤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3분 환담’이 전부였다.

대통령실은 순방 동안에도 한중 정상회담을 계속 조율중이라고 했지만, 끝내 ‘불발’되고 말았다. 한중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열린 이후 1년 넘게 개최되지 못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 동안 미일은 각각 중국과 정상회담을 열고 주요 현안을 깊이 있게 다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4시간 회담에서 군사대화 재개에 합의하고, 대만 문제·대중국 첨단기술 수출 통제 등 핵심 현안을 치열하게 논의했다. 기시다 일본 총리는 시 주석과 1시간 넘는 정상회담을 했다. 중일 정상은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규제 등에 대해 입장차를 보이기도 했지만 ‘전략적 호혜관계’를 추진하며 고위급 경제 대화를 시작하는 등 소통 채널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북-러의 밀착과 무기거래로 안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대중 관계가 관리되고 있다고 과시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시 주석은 멕시코·페루·피지·브루나이 정상들과도 만난 별도의 정상회담을 했지만, 윤 대통령과의 회담에는 응하지 않았다. 미·일의 대중국 봉쇄에 편승했다가 우리만 머쓱하게 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대통령실은 “한중 회담 불발이 대중 외교 동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무마하려 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중국의 전략적 우선 순위에서 한국이 밀렸고, 중국이 회담 개최를 카드로 쓰며 우리를 압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도 미·일 정상과 만나고 기시다 총리와는 7번째 회담을 했지만 새롭게 얻은 외교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윤 대통령의 미일 일변도 외교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총체적인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미일 공조만 외쳐서는 한국이 처한 과제를 풀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 일본도 중국과 이견과 갈등이 있지만, 동시에 협력의 영역을 찾아 치열하게 물밑 외교를 해왔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현실과 원칙에 근거해 중국과 어떤 협력을 할지에 대한 전략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 ‘불발’을 반성과 전환의 계기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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