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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동훈 비대위’로 ‘용산’ 직할체제 구축한 윤 대통령

등록 2023-12-21 18:15수정 2023-12-22 02:43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1일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추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가장 신임하고 중용해온 후배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내년 총선까지 당을 이끌 사실상의 여당 대표가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의 직할 체제를 완성하는 퇴행적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기현 전 대표가 지난 13일 사임한 뒤 8일 만이다. ‘한동훈 비대위’는 오는 26일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의 추인을 거쳐 공식 출범하게 된다. 의원총회, 간담회 등을 통해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했다고 주장하나, 실상은 ‘윤심’을 충실히 반영해 예정된 결론을 낸 것이다. 대통령실이 한참 전부터 후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 검증을 진행 중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 장관은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한다. ‘최순실 특검’ 때부터 적폐 수사까지 줄곧 호흡을 맞췄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승승장구할 때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한 사람이 한 장관이다. 집권하고 나서는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고, 대통령실이 해야 할 고위 공직자 인사검증까지 통째로 맡겼다. 한 장관은 “누굴 맹종한 적 없다”고 항변하지만, 두 사람 관계는 운명공동체나 마찬가지다. 이번엔 여당 비대위원장 자리를 만들어줬다. 한 장관은 당 운영은 물론 의정 활동 등 정치 경험 자체가 전무하다. 그런 사람에게 집권 여당을 이끌도록 한 윤 대통령의 의도가 무엇이겠나. ‘왜 한동훈인가’에 대해 윤 권한대행은 “변화와 쇄신, 정치 개혁을 이룰 참신한 비대위원장”이라고 답했으나, 곧이들을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도 민심의 경고를 외면했다. 여당이 참패한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표심은 종속적·일방적인 당정관계를 정상화하라는 ‘옐로카드’였다. 윤 대통령도 잠시 “국민이 무조건 옳다”며 당정 소통 강화를 강조했으나, 그때뿐이었다. 총선용·돌려막기 개각에 이어 이번엔 한 장관을 낙하산에 태워 여의도로 보냈다. 공천 등을 통해 여당을 더 강력하게 장악하고, 직할 체제를 굳히겠다는 뜻이다. 한 장관은 이임사에서 “국민의 상식이 나침반”이라고 했는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진정 국민 상식에 부합한다고 보나.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은 이번 선택에 따른 결과에 대해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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