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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김건희 명품백’ 앞에서 길 잃은 한동훈 비대위 한 달

등록 2024-01-21 18:02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서울 중구 정보통신기술 전문기업 더비즈온에서 ‘함께하는 에이아이(AI)의 미래' 민당정 간담회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게 지난달 21일이다. 그새 한달이 지나갔다. 첫날부터 공존과 협치의 언어 대신 적대적 언사로 야당을 비판한 한 위원장은 연일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개인적 인연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여당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주종관계도 큰 변화가 없다. 특히 국민적 관심사인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와 관련해 지금까진 ‘맹목적 비호’ 말고 보여준 게 없다. 한 위원장이 추천한 김경율 비대위원이 “김건희 리스크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 주목받았으나, 한 위원장이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한 적은 없다.

이런 와중에 21일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고 에스비에스(SBS)가 보도했고, 이 보도에 한 위원장은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습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또 대통령실은 “비대위원장 거취 문제는 용산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아직은 정확한 상황을 온전히 파악하기 힘든 상태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날도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함정을 파서 궁지로 몰아넣겠다는 계획하에 진행된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 여사의 행위는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뚜렷하다. 윤석열 대통령도 서면 신고, 반환 등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법 위반에 해당한다. 검찰이 이 사건을 각하하지 못하고 수사 부서에 배당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 위원장은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김 여사의 행위만은 줄곧 ‘예외’로 취급해왔다. 처음에는 ‘몰카를 이용한 정치 공작’이라는 궤변으로 매도하더니, 다음엔 내용을 잘 모른다고 얼버무리고, 또 다른 자리에서는 답변을 회피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18일부터야 “국민 눈높이”와 “걱정”을 언급했다. 싸늘한 여론을 의식한 여당 내 수도권 출마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뒤부터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지금껏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의원 재판 중 세비 반납, 의원 정수 감축, 출판기념회 금지 등 대부분 ‘주변부’만 건드리고 있다. 이날 대통령실발 보도에 대해서도 한 위원장이 밝혀야 할 것은 비대위원장직을 유지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이냐, 그리고 김건희 명품백 사건에 어떤 입장을 나타낼 것이냐 하는 것에서부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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