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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자유한국당, ‘막말’ 그만하고 국회 돌아와 민생 챙겨야

등록 2019-05-31 18:42수정 2019-05-31 19:00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31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31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5월 국회를 ‘빈손’으로 흘려보낸 정치권이 ‘6월 국회’ 정상화 문제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이 와중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낫다”는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의 도를 넘은 막말까지 나오면서 정국 경색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국회는 외면한 채 밖에서 ‘막말’을 반복하는 행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답답할 따름이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31일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북한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책임자들을 숙청했다는 일부 언론의 불확실한 보도를 근거로 “나라를 이끌려면 신상필벌을 분명히 해야 한다. 어떤 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낫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과 그 대통령이 ‘3대 세습, 일당 독재’ 국가인 북한보다 못하다는 자기 비하인 동시에, 선거로 대통령을 뽑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황교안 대표가 곧바로 “부적절한 측면이 많았다”고 사과한 것도 발언의 심각성을 파악한 탓일 것이다. 정 의장 발언은 제1 야당의 정책을 총괄하는 지도부로서의 자격을 의심케 한다. 자유한국당은 정 의장을 징계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정 의장 발언에 격렬히 반발하고 있어 정국 정상화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

민주당은 이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 3당 원내대표 회담을 제안했지만, 자유한국당이 불응해 무산됐다고 한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국회를 파탄 내놓고 ‘잘못한 것 없다’고 뗑깡을 쓰고 있다. 패스트트랙을 철회하지 않으면 국회로 들어갈 수 없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여야 4당의 선거법·개혁입법 패스트트랙 지정은 정치적 논란이 있을 순 있지만 합법적 절차였다. 오히려 자유한국당이 국회법을 짓밟으면서 물리적으로 저지에 나선 만큼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패스트트랙 철회를 조건으로 내세우는 건 합리적이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

이런 식이라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6월 국회를 소집하는 것도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 내년 4월 총선 일정을 고려하면 20대 국회가 일할 날은 1년도 남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막말과 강변을 계속할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국회에 들어와 민생을 챙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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