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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지역감염’ 현실화, 시민 협조·경각심 절실해졌다

등록 2020-02-19 18:16수정 2020-02-20 02:37

성동구청 직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사근동 코로나19 32번째 확진자가 거주했던 아파트 주변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성동구청 직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사근동 코로나19 32번째 확진자가 거주했던 아파트 주변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코로나19 확진자가 19일 하루 새 20명이 발생하며 누적 확진자가 51명으로 늘었다. 특히 감염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경북 지역의 불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상 ‘지역사회 확산’ 초입 단계에 들어섰다고 봐도 무방하다. 중요한 것은 어떤 단계냐, 아니냐는 논쟁이 아니라 지역사회 확산을 상정하고 정부, 전문가, 민간의료기관, 지자체, 시민들의 유기적 협조체계를 최대한 신속하게 정비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정부와 의료진의 대응이 중심이었다면, 이제 우리 사회 전체의 감염병 대응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여행력이 없는 31번째 환자가 참석했던 대구의 한 교회 예배 신도는 수백명에 이른다고 한다.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감염원이나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이 교회 예배에서 ‘슈퍼 전파’ 사건이 있었던 건 분명하다. 코로나19는 치사율은 낮은 대신 전염력이 세고 전파 속도가 빠르다. 경증이 많아 감염자들이 의식하지 못한 채 사회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인데, 특히 밀집하거나 폐쇄된 공간에선 위험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집단시설이나 행사 참여를 자제하고, 좀 더 철저한 개인예방에 경각심을 가질 때다.

지역사회 확산 단계가 되면, 1·2차 의료기관에서 진단을 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시설·인력·역량 모두 부족한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지역으로 갈수록 역학조사관도, 병상도 부족하다. 대구 시내 종합병원들이 응급실을 잇달아 폐쇄하면서, 다른 심각한 질병의 환자들에 대한 대응도 어려워질까 우려된다. 보건소-공공병원-국가경리병상이나 상급종합병원의 역할 분담과 함께, 1·2차 의료기관에 지침과 정보를 원활하게 전달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시민의 협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31번 환자가 의료진의 코로나19 검진 권유를 두차례 거부했다는데 몹시 안타깝다. 이 교회 신도 한명이 개인적으로 예배 참석자에게 거짓을 종용했다는 논란도 있는데 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 의료진과 당국의 권고·지침을 따르는 것이 자신과 내 주변의 사람들을 위하는 길이라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감염자 규모가 급증하며 공포와 불안이 커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치사율이 낮은 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가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시민들이 인식했으면 한다. 당국도 현재까지 알려진 상황과 불확실한 상황을 분명하게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위기상황에서 불안감을 낮추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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