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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가짜 뉴스’까지 동원해 지역감정 자극한 황교안 대표

등록 2020-03-29 19:02수정 2020-03-30 02:39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9일 자신이 출마한 종로 지역구의 사직동 배드민턴장을 찾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9일 자신이 출마한 종로 지역구의 사직동 배드민턴장을 찾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난하면서 ‘가짜 뉴스’까지 동원해 정부와 교회의 대립을 부추기고 지역 갈등을 조장했다. 야당이 선거 때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것이 통상적인 일이라고는 하지만, 황 대표의 공격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황 대표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정부의 대구 봉쇄 조치가 무안할 정도로 대구시민들 스스로 자발적 격리 운동을 했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침이 무색할 정도로 시민들이 모임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고 적었다. 정부는 대구를 봉쇄한 적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봉쇄 조치” 발언이 나왔지만 ‘실언’이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오히려 정부는 여러 차례 대구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높이 평가했다. 황 대표도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황 대표는 “중국이 먼저를 외친 무능한 문재인 정권이 대구시민들을 폄훼하고 조롱하고 코로나로 야기된 사회적 분노를 이용해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고 있다”며 “정권의 무능과 야바위 정치꾼을 징비할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가 총선을 겨냥해 의도적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제1야당 대표로서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또 황 대표는 “마치 교회에 집단감염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신천지 여론을 악용해 종교를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며 “교회 내에서 감염이 발생한 사실도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가짜 뉴스다. 성남 은혜의 강 교회 관련자 73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비롯해 부산 온천교회, 수원 생명샘교회, 종로 명륜교회, 구로 만민중앙교회 등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종교 전문매체인 <뉴스앤조이>는 지난 25일까지 9137명의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신천지를 뺀 집단발병자 2452명 중 192명(7.7%)이 교회 관련 감염이라고 보도했다.

정부가 교회들에 현장 예배 자제를 권유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이다. 대다수 교회들도 이런 취지에 공감해 현장 예배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황 대표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시민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진영 논리에 봉쇄된 정치꾼과 그 광신도”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 스스로 진영논리에 봉쇄돼 있는 게 아닌지 겸허히 되돌아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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