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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불가피한 ‘개학 연기’, 후속 대책도 빈틈없어야

등록 2020-03-29 19:46수정 2020-03-30 02:41

‘원격 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지난 26일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격 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지난 26일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번주 초 유치원과 초중고의 4월6일 개학 여부를 발표할 예정인데, ‘등교 개학’ 연기 가능성이 크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 시·도교육감들과 간담회를 열었는데 대다수가 다음달 6일 개학에 반대했다. 현장 교사들의 의견도 같다. 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이 26~27일 교사 40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3%가 “학생들의 감염 예방을 위해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미 3차례 개학을 연기한 터라 학생들의 학습 피해가 크고 학사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부모들의 자녀 돌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점에서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꺾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신규 확진자가 매일 100명 안팎으로 발생하고 있고 교회와 요양원 등 다중시설 집단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일제히 등교를 하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학교에서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마저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쏟아온 노력이 일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직까지 실내의 밀폐된 공간에서 집단의 모임, 행사를 하는 것은 위험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개학 자체를 아예 1~2주일 더 연기할지, 아니면 ‘온라인 개학’을 할지 확정하지 않았다. 학생들의 학습권과 쫓기는 학사 일정 등을 고려하면 온라인 개학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문제는 여건이 갖춰져 있느냐다. 온라인 개학의 관건은 쌍방향 원격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의 구축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당장 이런 수업을 하기 어렵다는 걱정이 나온다. 대다수 교사들이 경험이 없는데다 정보통신 활용 능력이 천차만별이다. 원격수업을 위한 장비도 지역별·학교별로 격차가 크다. 어린 학생들은 옆에서 도와줄 보호자도 필요하다. 또 저소득층 가구는 경제적 형편 때문에 처음부터 소외될 수 있다.

교육부가 이번주에 일부 학교들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하는데, 그 결과를 정확히 평가해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밀어붙이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는다. 단계적 시행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정부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나리오별로 대책을 치밀하게 세워 대응하기 바란다.

▶ 관련 기사 : 확진자 생겨 학교 못 열면 ‘온라인 수업’도 정규수업 인정

▶ 관련 기사 : 방역 당국 “최근 개학 싱가포르 사례 유의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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